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조사들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선거 목전에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입길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미 통일운동가 최재영 목사 쪽은 27일 한겨레에 “경찰이 조사 일정을 통보하지 않아 (조사 일정) 미정인 상태”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크리스찬디올 가방을 주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다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 4곳으로부터 △명예훼손 △무고 △주거침입 △국가보안법 위반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다.

당초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 목사에게 지난 8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최 목사 쪽에서 고발장을 확보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청해 받아들였다. 고발장 검토를 마친 최 목사 쪽은 지난주 초 경찰과 조사 일정을 조율했지만, 이번엔 경찰 쪽에서 고발인 조사를 좀 더 한 뒤에 소환하겠다며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한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던 경찰 기류가 2주 만에 바뀐 셈이다. 최 목사 쪽은 “조사를 받으면 어떻게든 김 여사 명품백 얘기가 거론될 수밖에 없으니 선거를 의식해 일정을 미룬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법적 절차와 방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신고한 참여연대에 신고 처리 기한 연장을 통보했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59조를 보면, 권익위는 신고사항을 접수일로부터 60일 안(공휴일 제외)에 처리해야 하는데, 신고 내용의 특정에 관한 사실 확인이 필요할 경우 처리 기간을 30일까지 더 늘릴 수 있다.

참여연대의 신고 접수일은 지난해 12월 19일로, 권익위의 신고 처리 기한은 이달 18일까지고, 다음달 3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사실상 총선 이후에 신고처리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어 “권력의 눈치를 보며 판단을 총선 이후로 미룬 권익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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