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책을 냈다. 그는 책에서 ‘것이다’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고 했다. 어찌어찌 하다 공직 생활을 조금 했는데, 공문서들에서 ‘것이다’가 특히 많이 보였고,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것이다’는 문장에서 몇 가지 기능을 한다. “담배는 해로운 것이다.” ‘담배는 해롭다’를 이렇게 쓰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것이다’는 강조하면서 설명한다. 다음 같은 문장에서 더 확연히 드러난다. “울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것이다.” ‘것이다’가 있어 왜 울었는지가 선명하다. 그렇지만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 울었다”처럼 썼다. 뭐가 더 나을까. 그런 건 없다. 상황에 따라, 맥락에 따라 다르다. 선택은 자유다.

“아픔은 다 잊었을 것이다.” 이 문장은 짐작이고 예상이다. ‘것이다’는 ‘추측’을 나타낼 때도 흔하게 쓰인다. ‘것이다’가 들어간 이런 문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아픔은 다 잊었을지도 모른다”라고 한다.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할 것이다.” 이는 지시하는 것처럼 읽힌다. ‘것이다’는 지시나 명령, 훈계의 뜻을 전하기도 한다. 그럴 의도가 없다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권유’하면 된다.

‘것이다’가 지나친 문장이 곳곳에 있다. ‘타당하다’는 걸 밝히는 상황에서 “다수결로 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면 늘어진다. “다수결로 정하는 게 타당하다”로 하면 된다.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를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로 늘리면 문장의 힘이 떨어진다.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의 ‘것이다’도 군더더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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