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의료계 집단 휴진과 총궐기대회를 앞둔 가운데 14일 서울 시내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문재원 기자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죄송하다는 입장을 표하고, 중증·희귀질환 환자의 진료는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4일 오후 4시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낭독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먼저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마지막 몸부림으로 전체 휴진을 결의했으나, 정부를 향한 이런 부르짖음이 서울대병원을 믿어온 중증·희귀질환 환자들께 절망의 소리가 될 것이라는 걸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말씀드린 전체 휴진이란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들의 외래 진료와 수술 중단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의 진료가 지금 필요한 중증·희귀질환 환자들께는 휴진 기간에도 차질 없이 진료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이번 휴진을 계기로 서울대병원이 다수의 환자를 짧게 보는 ‘3분 진료’에서 벗어나 중증·희귀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중증·희귀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진정한 최상급종합병원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로 병원의 수익이 감소한다면, 이는 바로 우리나라 현재 수가체계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며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수가체계 개선에 필요한 재정 지원의 규모를 가늠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이번 단체행동의 취지를 이해해달라는 입장도 밝혔다. 강 위원장은 “저희들의 이번 휴진 결정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현 의료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익을 위한 것임을 헤아려 주시기를 요청한다”며 “함께 환자를 보는 동료로서, 국립대병원 노동자로서, 올바른 의료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저희 교수들의 노력에 함께 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과로로 순직하지 않으려면 사직할 수밖에 없는 교수들에게 지금의 진료를 지속하라 강요하지 마시고,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는 공공의료를 먼저 강화하라고 해달라”고도 했다.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서는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 의료계와의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노조 등이 속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집단휴진을 규탄했다. 조합원들은 교수 휴진으로 인한 추가 업무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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