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MBC 앵커 출신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이진숙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방송화면 갈무리.

MBC의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MBC를 빛낸 사람들이 있었고, MBC를 부끄럽게 한 내부자들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진숙이라는 이름은 MBC 역사의 부끄러운 사람들, 그 맨 꼭대기 위로 올라서고 있는 중입니다. 동의합니까?”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MBC 앵커 출신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와 MBC에서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다.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 기자였다. 그래서 이 자리가 몹시 거북하다”라는 말로 질의를 시작했다.

정 의원은 “이진숙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것은 크게 두 차례다. 한 번은 바그다드에서 종군 기자로 활약할 때, 또 한 번은 이명박 정부 시절 MBC 후배 기자들을 유배 보내고 노조를 탄압했던 방송 장악의 선봉대가 됐을 때”라면서 “두 개의 얼굴 중 어떤 것이 이진숙의 본질인가, 나는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이 후보는 자신의 SNS 게시글에 달린 ‘(5·18 민주화운동은) 폭도들의 선전선동에 의해 사망자가 속출하게 된 비극의 날’이라는 폄훼성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 비판 받았다. 관련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마음 속으로 긍정하냐”는 정 의원 질문에 이 후보가 “우리나라 법에는 5·18을 민주화를 위한”이라며 답하려 하자, 정 의원은 다시금 “본인의 생각을 묻는다, 본인의 가치관을 묻는다”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정 선배라고 불렀던 정 의원님께 말씀드리면”이라면서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역할을 했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이 후보 답변을 끊으며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가 광주 시민의 학살의 피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인정하냐”고 다시 질문하자, 이 후보는 “건건에 대해서 물어보시면 다른 분도 다른 건을 물어본다”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정 의원은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5·18은 헌법정신 그 자체’라는 말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5·18에 대한 대통령의 말과 우리나라 법과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MBC 기자로서 겪었던 본인의 취재 경험을 언급했다. 정 의원은 “5·18 당시 광주 MBC가 불탔다. MBC 뉴스데스크가 광주 시민을 폭도라고 보도한 데 격분한 광주 시민들이 광주MBC를 불태웠다”며 “역사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짓밟은 신군부에 대해 시민들의 정당한 저항권 행사라고 규정하고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나는 당시 광주에 내려가서 현장을 취재했던 MBC 기자였다. 내가 보고 듣고 취재한 내용은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며 “MBC 보도국에서 아침 편집 회의가 열렸다. 한 간부가 광주 시민을 폭도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토론이 벌어졌다. 며칠 뒤 그 간부는 계엄사에 끌려갔다. 그리고 감옥에 보내졌다. 그 간부는 노성대 부국장”이라고도 했다.

정 의원은 또한 이 후보가 지난해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 전 핼러윈 축제를 예고·홍보했던 MBC 보도가 한가지 사례”라며 “좌파 시민단체, 좌파 언론의 뒤에는 대한민국을 뒤엎으려는 기획자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쓴 글을 거론했다. 이 후보는 게시글에 ‘종북주사파가 배후’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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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동의하냐”라며 “(답을) 피해가지 말고 본인의 가치관과 역사관을 얘기하라. 아니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사죄하라”고 말했다. “특정 발언에 대해 제가 발언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답을 피하던 이 후보는 거듭된 질문에 “나는 이태원 참사가 기획됐다고 얘기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나치 괴벨스의 ‘우리는 방송이 우리 이념에 복무하도록 할 것이다’, ‘언론은 정부의 손 안에 든 피아노여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괴벨스의 이런 발언에 대해 혐오하냐”고 묻자 이 후보는 “혐오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괴벨스는 600만 유대인을 학살로 몰아넣은 주범이고 수천만 인류를 희생시킨 최악의 위험한 인물이었다”며 “지금 이진숙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위험하다. 그의 사고방식이 세계관이 가치관이 5·18에 대한 인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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