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광진 티몬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 첫 심문을 앞두고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대규모 정산·환불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 대표이사들이 “고객과 피해자들에게 사죄드린다”며 “피해를 복구할 기회를 달라”고 2일 밝혔다.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안병욱 법원장) 심리로 열린 기업회생 심문에 출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류광진 대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게 맞다”며 “죄송하다는 말로 끝내지 않고 피해가 복구되고 피해자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사업과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죽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류화현 대표도 “수백 번 말씀드려도 부족하다. 사죄드린다”며 회생이 개시될 수 있도록 이날 심문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약속했다.

두 대표는 회생 개시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승인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임을 강조했다. 류화현 대표는 “기업회생이나 ARS가 꼭 받아들여져야 지금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모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위메프의 계속기업 가치는 800억원, 청산가치는 300억~4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류광진 대표도 “회사의 계속기업 가치가 3000억~4000억원 정도 많았다”며 “최대한 투명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ARS를 통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복구를 위해 티몬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티몬·위메프가 각각 독자생존을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위메프는 큐텐·티몬과는 별개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류화현 대표는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 “구영배 대표의 해결책만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두 회사에 연락해 ‘이런 제안을 해보고 싶다’고 했고, 그 외에도 수년간 알고 지내던 분들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 중”이라고 답했다. 류광진 대표도 “그룹 차원의 노력도 있겠지만 티몬 대표로서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수합병(M&A)이나 투자 유치도 당연히 염두에 두고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심문에서 재판부는 이들을 상대로 회생을 신청한 경위와 자산·부채 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이 신청한 ARS 프로그램 관련 심문도 이뤄질 예정이다. ARS 프로그램은 회생 절차를 신청하고 개시 결정이 나오기까지 기업·채권자의 자율적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하는 제도다. 법원이 ARS 프로그램을 승인하면 두 회사와 채권자는 협의회를 구성해 서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변제 방안 등을 법원의 지원 아래 협의할 기회를 얻게 된다. 반면 협의가 무산되면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회생 절차 개시 신청까지 기각되면 티몬·위메프는 파산을 면치 못한다.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 각각 출석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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