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대한항공, 마켓컬리 등 콜센터 신입상담사들이 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부당한 노동환경에 대한 증언대회를 갖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정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스타벅스·대한항공·마켓컬리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신입상담사들이 ‘교육생 신분’을 이유로 하루 3만~4만원 수준의 저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콜센터 교육생의 노동자성이 인정된 노동청 판단이 콜센터 현장 전반에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할말잇수다” 기획단·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및 든든한콜센터지부는 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증언대회를 열어 “원청에 대한 고객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원청에겐 외면받고 아웃소싱업체에겐 임금을 착취당하고 있다”고 했다. 대다수 기업은 콜센터 아웃소싱업체에 콜센터 업무를 위탁하고 노동자들은 아웃소싱업체와 계약 후 상담사 업무를 한다.

콜센터 신입상담사들은 업체들이 ‘교육 과정’을 이유로 교육 기간 동안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않는 일 3만~4만원 가량만을 준다고 했다. 허모씨가 근무했던 스타벅스 코리아 콜센터와 김진원씨가 있었던 마켓컬리 콜센터의 경우 하루 8시간 근무에도 일당은 4만원에 그쳤다. 1357 중소기업통합콜센터 신입상담사들에게도 일 3만원의 금액만이 지급된다고 했다.

업체들은 교육생 신분의 신입상담사를 사업소득세를 내는 개인사업자로 위장시키기도 했다. 허모씨가 근무했던 한 공공기관 콜센터 아웃소싱업체 ‘콜포유’는 일당 3만원에서 사업소득세 3.3%를 제한 금액만 지급했다. 최근 노동청은 이 업체에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위반 시정 조치를 내려 24년 만에 콜센터 교육생의 노동자성을 인정했다.

업체들은 ‘의무재직기간’을 이유로 이 금액마저도 제공하지 않기도 했다. 대한항공 콜센터 상담사였던 김모씨는 “입사 후 12일 근무라는 의무재직기간을 근무해야만 교육비를 받을 수 있다”며 “교육 과정에서 시험 결과 중도 탈락하거나 자발적으로 퇴사할 경우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교육비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켓컬리 콜센터에서 일했던 김씨는 “교육은 업무에 반드시 필요한 직무교육”이라며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교육을 받고 하루라도 빠지면 불이익이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고용노동부가 문제 해결에 손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사업주 직업능력 개발훈련 제도에 따라 기업은 일 5만3920원의 훈련지원금을 받는다”며 “훈련지원금은 지급하지만 정작 교육생 중 채용되는 사람이 몇 명인지, 채용 후 근속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대구지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행정해석을 들며 교육비 문제는 임금체불 문제가 아니니 민사소송을 하라고 했다”며 “강제로 서약서를 쓰게 했다고 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은성 노무사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교육생은 시용근로자로서 모든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을 수 있지만, 현재는 노동부의 행정해석이 오남용되는 상황”이라며 “노동자에게 왜 근속하지 않냐는 등 책임을 돌리지만 이들이 버티지 못하는 것은 노동환경이 처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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