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공영방송 KBS가 광복절에 기미가요 선율이 담긴 오페라를 방송한 것에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독재 행각을 부인하는 다큐멘터리 방영을 앞두고 있다. KBS PD협회는 이 영화를 방영한다면 방송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방송이 된다면 사장 퇴진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는 15일 밤 광복절 기획 독립영화 프로그램에서 ‘기적의 시작’이라는 영화를 방영하기로 했다. 이 영화는 이승만 전 대통령 일대기를 표방하는 작품으로, 이 전 대통령을 신격화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는 건국을 ‘이승만 대통령 한 분의 지대한 업적’으로 표현하고, 3·15부정선거나 4·19혁명은 아랫사람들이 잘못해 벌어진 일로 규정했다. 이 전 대통령이 기도하자 주변에서 빛이 났다고 칭하는 등 맹목적인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반했다는 비판도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따르면 KBS PD협회와 TV편성위원회, KBS본부 공정방송위원회 개최 요구가 있었으나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기적의 시작’ 방영을 강행했다. 이와 관련 KBS PD협회는 15일 <‘기적의 시작’, 지금이라도 당장 멈춰라!> 성명을 내고 “실무자들이 모두 거부해서 편성본부장이 종편을 직접 한 것도 코미디였지만 무엇보다 그 영화의 내용이 편파적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사는 민주적 여론형성에 이바지하고, 지역·세대·계층·성별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된다. KBS PD협회는 이 영화가 방송법을 위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기적의 시작’은) 어떤 방송국에서도 절대 편성되어서 안되고, 특히나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에서는 절대 방송되면 안된다”고 했다. KBS PD협회는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를 위해 제주 4·3 사건과 4·19 혁명을 폄훼해 당사자와 유족 등 명예를 크게 훼손하였고 내용은 국민 대다수의 역사 인식과 현저히 다르므로 방송으로 나갔을 때 필연적으로 사회적인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기적의 시작’은 독립영화가 아니다. 독립영화 심사를 진행하는 영화진흥위원회는 ‘기적의 시작’을 독립영화 심사에서 탈락시켰다. “객관성이 결여된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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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KBS PD협회는 KBS가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미가요 선율이 있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광복절에 방영한 것을 두고 “국민 대다수가 ‘친일’ 논란에 지극히 예민해진 이번 광복절에 일본 제국주의를 즉각 연상시키게 하는 기미가요와 광복절 정서에 맞지 않는 기모노가 공중파에서 나오는 것이 가당하기나 한가”라며 “물론 실수인 부분으로 제작진이 사과를 했지만 해서는 안될 실수였고 사장과 편성본부장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KBS PD협회는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것만으로도 박민 사장과 임원진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거기에 더해 ‘기적의 시작’마저 방송된다면 PD들은 방송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사장의 퇴진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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