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활동가들이 2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김용원,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 고발 기자회견을 하며 고발장을 들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두 위원을 직무유기와 직원겁박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조태형 기자

시민사회단체가 회의에 의도적으로 불참하거나 중도 퇴장하는 방식으로 국가인권위원회 회의를 파행으로 이끌어 온 김용원·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국민권익위원회에 각각 고발하기로 했다.

3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공동행동)’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맛대로 인권위를 운영하고자 직원들을 겁박하고, 상임위원회를 퇴장하거나 불출석하며 직무를 내버리는 두 위원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경찰·공수처·권익위에 각각 다른 혐의로 두 상임위원을 고발키로 했다. 공수처에는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 고발장을 낼 계획이다. 두 상임위원이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퇴장하는 행위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인권위 침해구제1위원회 소위원장인 김 상임위원이 정의기억연대의 진정을 기각한 결정에 대한 사무처 해명자료를 문제 삼으며 지난해 8월부터 4개월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경찰에는 인권위법 위반(인권옹호 업무 방해) 혐의를 물었다. 공동행동은 두 상임위원이 “직원들을 협박하고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열린 ‘2024년 제2차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인권위 홍보협력과의 보도자료 배포를 문제 삼은 것을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김 상임위원은 “(본 위원의 최종결재를 받지 않고) 업무지침을 위반하면 향후 저의 소위원회 모든 업무수행에서 무기한 배제할 것”이라고 했고, 이 상임위원은 “이런 잘못을 반복하면 금년 9월 인권위원장 교체 후 뭔가 조치가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향후 인사 불이익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협박에 해당한다고 봤다.

권익위에는 공무원행동강령 위반을 고발장에 적었다. 김 상임위원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관련 조사기록이 진정인인 군인권센터를 통해 공개되자, 배후가 있다고 의심하며 직원을 불러 “녹음을 할 테니 위원장이 불법적 지시를 한 것이라고 각서를 쓰라”는 취지로 압박했다는 주장이다. 이 상임위원이 지난해 4월쯤 법원도서관 직원에게 “인권위 상임위원이고 법관 출신”이라며 문을 열라고 소리를 질렀던 것도 고발장에 담았다.

대표 고발인으로 나선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올해 2월 인권단체들이 이미 두 상임위원을 행동강령 위반으로 권익위에 고발했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권익위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나는 동안 두 상임위원이 벌이는 문제가 심각해져 공수처와 경찰에까지 고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김 상임위원이 수사 의뢰해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군 사망사건 유가족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긴급구제를 기각한 인권위를 항의방문했는데, 당시 김 상임위원은 자신이 이로 인해 상임위원실에 ‘감금’ 당했다고 주장했다.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함량 미달 인사를 인권위원장이나 위원으로 임명하면 피해자와 가족들이 어떤 고초를 겪게 되는지 알려드리려 나왔다”며 “유가족을 중범죄자 취급하고, 인권위 직원을 괴롭히는 이들에 대한 경종을 울릴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군사망사고 피해자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가 2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활동가들과 함께 김용원, 이충상 상임 인권위원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두 위원을 직무유기와 직원겁박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조태형 기자

유엔 특별보고관, 김용원 인권위원의 군 사망 사건 유족 수사 의뢰에 “심각한 우려”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이 군 사망 사건 유가족 등을 수사 의뢰한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한국 정부에 보낸 서한 내용이 ...

[단독]인권위 ‘정족수 미달’, 2010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김용원·이충상 보이콧으로 파행 계속돼

국가인권위원회가 이충상·김용원 상임위원의 ‘회의 보이콧’으로 겪고 있는 파행이 인권위 역사상 유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부터 인권위가 ‘의사 정족수 미달’로 전원위...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