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첫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 본격 대응에 나섰다. 전날 이재명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만난 데 이어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을 고리로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구축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1차 회의를 열었다. 위원장은 친이재명(친명)계 김영진 의원이, 간사는 친문재인(친문)계 김영배 의원이 맡았다. 위원회는 이들을 비롯해 총 13명으로 구성됐는데 친명계 인사와 친문계 인사가 두루 이름을 올렸다. 김영배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전체에 대한 공격과 전 정부에 대한 공격은 쌍둥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진 의원은 회의에서 “민주당은 대책위를 중심으로 문 전 대통령과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정치탄압에 하나가 되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주당을 지키고 문 전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유독 문 전 대통령에게만 명확한 증거도 없이 뇌물죄를 덮어씌우는 이유가 대체 뭔가”라며 “추석 민심이 두려워서인가”라고 지적했다.

김동아 의원은 “제1야당 대표에 대해 무려 수백 번의 압수수색을 강행하고 범죄에 대한 물증 없이 허위증언만으로 엉터리 혐의를 창작한 정치검찰들은 이제 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정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해석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끝을 모르는 지지율 하락은 국민을 위한 정책적 고찰보다 제1야당에 대한 정치탄압으로 국면전환만 노린 윤 대통령의 국정 성적표”라고 비판했다.

김영배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거론하며 검찰에 날을 세웠다. 그는 “제2의 논두렁 시계 사건이 연상된다”며 “정권이 사정기관에 기대는 순간 그 정권은 정말 끝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 때 ‘아방궁 논란’으로 노 전 대통령을 공격했던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별건(수사)도 별건(수사)인데다가 저열한 언론 플레이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피의사실 공표를 하거나 법적 절차를 어긴 수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검사탄핵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따로 논의는 있지 않았지만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책위는 회의에서 문재인 정권 인사들에 대한 주요 사건 수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영배 의원은 “이번주 중 항의 방문을 가지 않을까 싶다. 대상기관은 좀 더 논의하고 결정하기로 했다”며 “당 차원에서 설치된 대책위인 만큼 당 지도부가 주도적으로 여기에 참여하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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