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 전용 투표 인증 짤입니다.”

‘기아 ㅜ승’에서 비어 있는 모음 자리에 동그란 기표 도장을 찍어 넣으면 비로소 ‘기아 우승’이라는 문장이 완성된다. ‘투표 인증’과 좋아하는 팀 응원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이른바 ‘투표 인증 용지’다.

직접 이 용지를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료로 배포한 20대 작가 ㄱ씨는 한겨레에 “야구팬들이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투표 인증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사소한 일이라도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면 (유권자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에 관심이 없던 (유권자) 분들도 이런 작은 즐거움으로 투표를 하러 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ㄱ씨처럼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방식의 ‘투표 인증’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손등에 기표 도장을 찍는 대신 각자 미리 준비해간 다양한 투표 인증 용지를 통해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것이다.

앞서 야구·아이돌·만화 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의 팬들은 5~6일 실시되는 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앞두고 미리 만든 투표 인증 용지를 온라인에서 공유했다. 투표 인증 용지는 야구·아이돌·만화 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의 팬들이 기표 도장을 찍으려고 미리 준비한 종이다. ㄱ씨가 제안한 투표 인증 용지처럼 주로 비워진 자리에 기표 도장을 찍어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이미 에스엔에스에는 투표 인증 용지를 활용한 다양한 투표 인증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의 우승을 응원하는 사진부터 만화 캐릭터가 투표를 독려하는 사진, 아이돌 멤버의 양볼에 기표 도장을 ‘연지 곤지’처럼 찍은 사진도 등장했다.

인증 용지를 미리 챙겨오지 못한 일부 누리꾼은 직접 종이에 그림을 그려 투표 인증 용지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로 투표 인증 사진을 찍었다는 ㄴ씨는 한겨레에 “빨리 (투표를) 인증하고 싶어 사전투표 첫날 바로 투표하고 왔다”며 “같은 캐릭터나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투표를 독려할 수 있고 투표 인증 용지를 하나의 굿즈로 소장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는 2020년 코로나19 때 치러진 21대 총선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손등에 기표 도장을 찍지 못하게 하자 다른 방법으로 투표를 인증하기 위해 고민하다 별도의 투표 인증 용지가 등장한 것이다. 그 뒤 2022년 20대 대선, 이번 22대 총선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며 투표 인증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5∼6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되는 사전투표는 주민등록 주소와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다. 다만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챙겨가야 한다. 모바일 신분증의 경우 갈무리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투표 인증 사진은 투표소 밖에서 찍어야 한다. 기표소 안에서 특정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지를 촬영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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