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독서를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 서울시]

지붕도 없는 이곳에 올해 들어 2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2022년 시작된 서울야외도서관 얘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낸 아이디어로, 현재 서울광장(책읽는 서울광장)과 광화문(광화문 책마당), 청계천(책읽는 맑은 냇가) 등 세 곳에서 운영 중이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이들이 있다. 서울도서관 이효성(사진 왼쪽) 주무관과 장화희(오른쪽) 주무관이 그 주인공이다. 이 주무관은 ‘책읽는 서울광장’을, 장 주무관은 ‘광화문 책마당’을 각각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서울시 소속 사서직 공무원이다.

서울광장에는 11개, 광화문에는 36개의 서가가 각각 있다. 곳곳에는 책이 담긴 책바구니가 100~200개가 배치되어 있다. 책 옆에는 빈백(Bean bag) 등 앉을 자리도 마련돼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자유로이 널브러져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세 곳의 거점에서 한 번에 풀리는 책은 1만2000여권. 광화문과 서울광장이 각 5000권, 청계천이 2000권 수준이다. 책과 서가를 거리로 내놓는 데에는 20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초기에는 한 시간 넘게 걸렸던 작업이다.

이 주무관은 “세 거점의 타깃 독서층이 다르다”고 했다. 서울광장의 경우 평일에는 직장인이, 주말에는 가족 단위 독서객이 많다. 이 주무관은 “평일에는 가볍고 읽기 좋은 책, 그리고 재테크 관련 서적이 인기”라며 “주말에는 귀여움을 채운다는 생각으로 책들을 배치한다”고 했다. 광화문의 컨셉트는 ‘도심 속 휴양지’다. 그에 맞게 웹툰 같은 가벼운 책이 많다. 장 주무관은 “광화문 광장에선 본인의 책을 가져와서 보는 사람도 많다”고 귀띔했다.

올들어 이달 초까지 야외도서관 이용자는 186만명에 달한다. 연말까지 200만명을 가볍게 넘길 것이란 전망이다.

두 사람은 자신을 “대한민국 사서 중 가장 일기예보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고 했다. 야외도서관인 만큼 날씨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건 필수다. 우리나라와 노르웨이를 포함 6개 기상청 정보를 참고한다고 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보람도 크다. 이 주무관은 “야외도서관에서 ‘너무 행복하다’는 독서객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은 “무엇보다 ‘독서는 고리타분한 것’이란 인식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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