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끝 철회한 ‘100m 게양대’ 대신 조형물

“6.25 참전용사 조형물”, 내년 9월까지 준공

경관훼손·예산낭비 등 반대 여전해 논란 지속

서울시가 제시한 광화문광장 6.25 참전용사 추모공간 조성 이미지. 서울시 제공

광화문광장에 6.25 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조형물이 내년 9월까지 건립된다. 조형물을 놓고 경관훼손, 예산낭비 등의 반대 여론이 여전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광화문 인근 세종로공원은 리모델링을 통해 광화문광장에 편입된다.

서울시는 27일 광화문 상징조형물 및 세종로 공원에 대한 통합설계 공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는 12월20일까지 공모를 받은 뒤 내년 1월 당선작 선정, 기본·실시계획 설계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공사는 내년 5월에 착수해 상징조형물은 9월 준공, 세종로공원 리모델링은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몇달째 논란이 지속돼온 광화문 조형물은 결국 조성이 확정됐다. 논란의 시작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다. 오 시장은 지난 6월25일 참전용사 초청 간담회에서 “110억원을 들여 100m 높이의 게양대(일명 ‘꺼지지 않는 불꽃’)를 설치하고, 가로 21m·세로 14m의 대형 태극기를 게양하겠다”고 밝혔다.

발언 직후 “시민 공간인 광장을 국가주의적 관점으로 운영하려는 시대착오적 발상”(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 등의 반대 여론이 일었다. 반발이 거세지자 오 시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며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등장한 게 광화문광장 내 ‘국가상징조형물 건립’이다. 태극기 대신 6.25 참전용사를 기리는 추모공간(조형물)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시가 7월15일일부터 8월15일까지 한 달간 누리집을 통해 관련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접수된 552건 중 추모공간 조성 찬성이 59%, 반대가 40%로 집계됐다.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1000명 중 찬성이 49.5%로 반대(42.6%)보다 앞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조성방침을 밝혔다가 철회한 대형 태극기와 100m 높이 게양대(‘꺼지지 않는 불꽃’) 이미지. 서울시 제공.

공모안을 보면 서울시가 제시한 조형물의 주제는 ‘자유를 위한 희생에 대한 감사’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6.25 참전용사를 기리는 기념물을 조성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형물의 생김새나 크기, 조성위치, 방향 등은 아직 결정된 바없다. 계획대로라면 조형물은 오 시장 임기 내 착공 및 준공(2025년 9월)이 모두 끝난다.

조형물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해 준공 전후로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시 누리집 게시판에서 한 시민은 “광장에 이미 여러 조형물이 있고, 넓은 광장이 필요하다”며 “자유의 표현을 위한 시위장소, 각종 문화행사를 위한 장소, 산책과 쉼을 위한 장소로 더이상 조형물은 필요없다”고 썼다. 또다른 시민은 “광화문 광장에 자주 나가는 편인데, 책도 볼 수 있고 물놀이 하는 아이도 있고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와중에 몇 백억이나 되는 돈을 들여 또 상징물을 만든다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경관과의 부조화, 광장 이용 저해 문제 등 시민 우려사항에 대해서는 설계공모지침에 적극 반영했다”며 “설계공모 참여자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개최해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2년 준공된 세종로공원은 휴게·여가 공간을 보완하고, 광화문광장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리모델링된다. 광화문광장의 일부로 편입되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을 세종로공원까지 확장하는 개념으로, 준공 후 광화문광장의 시민 이용 공간이 현재보다 25% 이상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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