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을 축하하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소설가 한강(54)이 오는 17일 열리는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발표 뒤 기자회견을 고사하는 등 두문불출해왔다. 포니정 시상식이 노벨문학상 발표 뒤 사실상 첫 공식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강은 한 출판사를 통해 “17일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포니정 재단(이사장 정몽규)은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그러면서 “한강 작가는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조망하는 주제 의식과 감정에 울림을 선사하는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 모두를 사로잡으며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과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여왔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고(故)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을 기려 2005년 설립된 포니정 재단은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 지원 등의 활동을 하는 재단이다.

한강은 한 출판사 측에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은 이미 이야기가 돼 있던 일정이라서 참석하겠다”고 말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포니정 재단 관계자도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까지 계속 소통해왔고 행사는 변동 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불참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상식은 이달 1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1층 포니정홀에서 열린다. 한강이 포니상 시상식에 참석한다면 해당 재단 이사장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상을 수여한다고 JTBC는 14일 전했다. 출판계에서는 “포니정 시상식이 노벨문학상에 대한 소감 발표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전남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회관 앞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김영건 선수의 파리 패럴림픽 탁구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마을 잔치가 열리고 있다. 사진 장흥군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탄 뒤 그의 작품을 출간한 국내 출판사들은 합동으로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애초 준비했으나 그가 극구 고사해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한강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지난 11일 “(한강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밝혔다. 한승원이 사는 전남 장흥 안양면 율산마을에서는 지난 13일 노벨상 수상 축하 잔치가 열렸지만, 한승원은 딸 뜻을 존중해 이 잔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한강은 출판사를 통해 전한 메시지에서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13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이 대표로 있는 서울 종로구 독립서점 '책방오늘'을 찾은 시민들이 문 닫힌 서점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다. 뉴스1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운영하는 소형 독립서점 ‘책방오늘’은 한강의 서점이라고 알려지면서 시민이 몰렸으나 책방은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책방오늘은 지난 1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분간 책방을 쉬어간다. 다시 문 여는 날은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서점은 한강이 대표자로 등록돼 있기는 하지만 운영은 책방 지기가 하고 한강은 관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서는 노벨문학상 발표 전 이 책방에서 한강을 봤다거나 그의 손글씨가 담긴 메모를 건네받았다는 후기들이 잇따르고 있다. 팬 등은 책방 출입구에 꽃다발이나 손편지를 가져다 놓는 등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책방오늘 인근 한강 자택으로 알려진 한 주택도 시민 등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나 한강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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