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한 암환자가 혈액투석기 등의 연명의료 장치를 달고 있다. [중앙포토]

좋은 죽음은 어떤 죽음일까.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1일 좋은 죽음을 위한 7대 원칙을 내놨다.

첫째 원칙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생애 말기 돌봄 계획을 미리 수립하는 것이다. 그 외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전인적·통합적인 생애 말기 돌봄을 제공하며 ▶환자를 편안하게 하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임종 단계에서 환자 요구와 선호를 존중하며 ▶양질의 생애 말기 돌봄을 위한 국가적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7대 원칙을 뒷받침하기 위해 임종 현장에서 지켜야 할 16개 중점 사항을 제시했다. 기술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의 말기 돌봄을 제공하고, 환자·가족에게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하며, 사별 가족을 위한 애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연구원은 상급종합병원·요양병원·재택의료·방문간호 등의 다양한 임종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법학·생명윤리·언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열어 의견을 도출했다.

2022년 기준 국민의 57.2%가 가정에서 임종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74.8%가 의료기관에서 숨진다. 가정 의료 지원 부족, 가족의 돌봄 부담, 사회적 인식 부족, 장례 준비의 편리함 등이 병원 사망 선호의 이유로 꼽힌다.

연구원은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정책 덕분에 암 환자의 병원비 부담이 5% 내외로 낮아지면서 의료기관에서 임종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의료기관 내에 임종을 위한 별도의 공간(임종실 등)을 마련한 곳이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의료기관에서 임종하면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와 의사 간에 임종 돌봄에 대해 소통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의료기관의 과도한 의료 처치, 환자·가족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어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임종하는 환자와 가족은 돌봄 부담을 겪고 있으며, 특히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며 스스로 돌보기(셀프 케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안락사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8년에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의 실효성 논란을 지적했다. 연명의료 결정을 위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려면 의료기관에 생명윤리위원회가 있어야 하나, 전체 의료기관 중 약 22%만 이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말기와 임종기의 구분이 어려워 의료 현장에서 연명의료결정법을 적용하는데 혼란이 크며,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위한 가족의 범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생애 말기 돌봄의 질을 올리기 위해 현재의 분절적이고 기술 중심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통합적이고 가치 중심적인 접근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돌봄 협력(Care coordination)과 자원 통합(Resource intergration)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제도, 사회복지 인프라와 같은 사회보험 분야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효율적이고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좋은 죽음 7대 기본원칙, 16개 주요 사항 공포. 각 분야 전문가 모여 원탁회의 열어서 의견 수렴 후 정리.

말기돌봄계획 수립, 환자 자기결정권 보장, 환자 편안이 최우선 가치 등

-병원 사망은 2022년 74.8%, 국민 희망은 57.2%. 병원 사망 많은 이유는 가정 의료 지원 부족, 가족 돌봄 부담, 인식 부족, 장례 편리성 등을 지목. 또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병원비 부담이 5% 내외로 나아지면서 의료기관 임종 경향이 있다고 지적. 하지만 임종실 마련한 곳이 매우 적다고 지적.

-의료기관의 과도한 처치, 환자와 가족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 등도 원인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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