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 포차서 50회 결제도

2021년 ‘일반음식점’ 확대 후

부적절 업체도 다수 포함돼

결식 우려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급식카드’를 호프집, 포차, 이자카야 등에서 부정 사용한 사례들이 적발됐다.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에 ‘토킹바’ 같은 유흥업소도 포함돼 있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지자체에서 받은 ‘아동급식카드 사용 현황’ 자료를 보면, 경기도는 올해 상반기 58건의 아동급식카드 부적절 사용처 결제 내역을 적발했다. 이용자들은 호프집·포차·이자카야 등에서 카드를 사용했으며, 이 중 일부는 심야 시간대에 결제를 했다. 4개월 동안 경기도 A포차에서 50회나 카드를 쓴 경우도 있었다. 아동의 부모가 부정 사용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다.

아동급식카드는 기초생활수급자·중위소득 60% 이하 등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 아동에게 지급하는 카드로, 2005년 도입됐다. 매달 초 한 달치 급식비가 선불 충전되면 가맹점에서 식비로 쓸 수 있다. 도입 초기에는 사전 등록된 가맹점에서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실제 사용 가능한 업체가 너무 적어 문제가 됐다.

2021년부터는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업체들을 모두 사용처로 등록하고, 추후 부적절 업체를 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전국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은 2018년 3만3009곳에서 2022년 52만4143곳으로 늘어났다. 15배 이상으로 가맹점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사용처가 급증하면서 부적절 업체도 다수 포함됐다. 의원실에서 서울 마포구 내 아동급식카드 사용 가능 업체 일부를 점검해봤더니 이자카야나 호프 등 술집과 ‘토킹바’라 불리는 유흥업소도 포함돼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지자체가 점검한 결과를 분기별로 보고토록 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부정 사용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결식 아동들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주로 편의점에서 급식카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 카드 사용처를 분석한 결과 전체 결제건수(1301만9905건)의 37%(481만7501건)가 편의점 사용이었다.

인천의 경우 전체 건수(73만6799건)의 절반 이상인 55.2%(40만6548건)가 편의점에서 카드를 사용했다.

김 의원은 “아이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아동급식카드 사용처 점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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