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2월 한정석 전 본부장이 운영하는 '한정석의 자유TV' 갈무리.

극단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한정석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 위원이 차기 방송 심의에서 스스로 제척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앞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국정감사에서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한정석 위원이 보수 교육감 후보를 사실상 지지했다며 심의 회피를 요구했다.

한정석 선방위원(전 KBS플러스 제작본부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목요일 선거방송심의 8건에 대해 방심위 심의 제척을 요청했다”며 “극우 심의위원이 스스로 제척을 요청해 빠졌으니 내일 보궐 선거방송 안건 심의는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진상을 떨어도 분수가 있지”라며 “인건비도 안 나온다. 어떻게 해도 상대 진영으로 욕먹는데다 누가 그 돈 받고 하려고 하겠나. 시민적 의무감에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심위 국정감사에서 야권은 한정석 위원이 극우적 인사일 뿐 아니라 서울시 교육감 조전혁 후보를 선거 전 지지했다며 심의위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선거방송을 심의할 사람인데 이미 선거 전에 한쪽으로 치우져 있다”며 “보수쪽 후보를 지지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해민 의원은 선방위를 구성한 류희림 방심위원장에 대해서도 “(차기) 심의에서 한정석 선방위원을 제척시키지 않으면 이해충돌 문제 삼는 것과 더불어 류희림 증인에 대한 자격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도 22일 <극우 한정석 선방위 위원은 당장 사퇴하라> 성명을 내고 “이날 상정되는 심의 안건 6건 중 4건이 공언련(공정언론국민연대) 민원에 근거한 것”이라며 “공언련 발기인이자 공언련 추천 위원인 한정석씨가 관련 안건 심의에 참여할 경우, 공언련 추천 위원이 공언련 민원을 심의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했다. 한정석 위원은 보수성향 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으로 지난 8월 재·보궐선거 선방위원에 위촉됐다.

방심위지부는 “최근 공언련 출신 최철호 22대 총선 선방위원이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했다는 권익위 판단이 있었다”며 “공언련 출신이면서 공언련 신청 민원을 심의한 것에 문제가 있었는데 한 위원이 심의를 회피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달 29일 올라온 한정석 위원의 페이스북 게시물.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한정석 위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교육감 단일 후보 조전혁. 축하드린다”며 “조전혁은 중도로 전선을 넓혀야 한다. 뉴라이트형 강성 보수 노선을 고집하면 진보와 중도의 응징 투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당시 해당 글이 부적절하지 않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한 위원은 “그렇게 생각될 수 있겠다. 삭제하겠다”며 “만일 심의를 한다면 (게시물과 별개로) 심의기준에 충실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 기사 : 선거방송 심의위원 “보수 교육감 단일화 축하” 특정 후보 지지 논란]

해당 글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자 한 위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방위 조직은 합의제 민간 기구이고 심의위원들은 민간인 신분의 시민들”이라며 “내 보궐 선방위 심의로 문제가 된 것이 있는가. 내가 보궐 선방위 심의 기준을 위반해 심의 안건에 발언하거나 심의 결정을 한 건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그걸 제시하라”고 반발했다.

또 “조전혁 교육감 후보에 관한 글은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 전략을 평가한 것”이라면서 “‘단일화 축하한다’는 말은 선방위 심의위원으로서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기여한 부분이기에 어느 후보들에게도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국정감사에선 한 위원의 각종 극우적 발언도 지적됐다. 한 위원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벨 번역상이어야 했다’, ‘노벨평화상, 노벨문학상 모두 파시즘’, ‘5·18 민주화 운동은 파르티잔 전쟁’, ‘제주 4·3은 반역’ 등의 표현을 썼다. 한강 작가의 수상을 축하한 김상욱 경희대 교수에 대해선 ‘광주리언?’이라고 했다.

이해민 의원은 “노벨상 수상 폄하·비하하는 SNS 글이 어제(20일)까지 76번 올라왔다”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역겨운 내용”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선거방송을 심의하겠다는 분은 최소한의 전문성과 함께 품위, 품격, 인격 등을 갖춰야 한다”며 “귀를 의심했다. 어떻게 이런 인물이 선거방송을 심의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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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서도 한 위원은 “한강의 노벨상을 비판하고 5·18과 제주 4·3의 인식 오류를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에서 주장하면 선방위원으로 부당행위를 하는 것인가”라며 “심의위원 누구나 정치적으로 서로 다른 의견과 주장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정치적 의견을 가진 시민들이 합의제로 선거 방송을 심의하는 것이 민주적이고 다원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선방위는 방심위가 설치·운영하며 일부 추천단체를 방심위 상임위원이 협의로 정한다. 한 위원을 추천한 공언련은 류희림 체제 방심위에서 처음 선방위원 추천 몫(시민단체)을 가졌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현재 유일한 방심위 상임위원이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류희림 위원장은 한정석 위원의 발언들에 대해 “잘못된 표현인 것 같다”면서도 “선방위는 방심위와 독립된 기구”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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