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갈산동에 있는 ‘대갈놀이공원’과 ‘새갈놀이공원’이 새 이름을 얻었다. “‘대가리’(사람의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를 연상시킨다”는 주민 민원에 따라 별칭을 공모한 결과다.

인천 부평구는 “‘대갈놀이공원’과 ‘새갈놀이공원’의 별칭으로 각각 ‘갈월달빛놀이공원’과 ‘은하수놀이공원’이 최종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대갈’, ‘새갈’은 갈산동 옛 지명인 ‘갈월리’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각각 ‘대갈월’, ‘새갈월’의 줄임말이다. 갈산(葛山)동은 칡넝쿨(葛)이 많은 산(山) 밑 마을이라는 의미로, 구한말에는 ‘칡넝쿨이 우거진 산에 비추는 달빛이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갈산명월(葛山明月)’의 줄임말인 갈월리로 불렸다. 그러다 1943년 경인고속도로의 전신인 ‘국방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 생긴 마을은 새갈(새로 생긴 갈월리)로, 기존의 큰(大) 마을은 대갈로 이름이 지어졌다.

뜻은 좋지만 어감이 문제였다. 갈산동 주민들은 “‘대가리’를 연상시킨다”, “‘대갈·새갈’의 어감이 이상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두 공원의 이름을 변경하자고 부평구에 제안했다. 기존 이름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다.

제안을 받아들인 부평구는 2월5~23일까지 ‘대갈·새갈놀이공원 애칭 공모전’을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받았고 직원 설문조사까지 거쳐 최종 별칭을 정했다. 부평구는 정식 명칭을 변경할 경우 과정이 까다롭고 기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고려해 정식 명칭은 유지하되 별칭을 함께 표기할 예정이다.


아예 동네 이름이 ‘대가리’지만, 그대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 전북 순창군 풍산면에 위치한 대가(大佳)리는 크게(大) 아름답다(佳)는 의미지만, 사람의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발음되다 보니 마을 주민들이 여러 차례 명칭 변경을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수백 년 동안 불러온 마을의 고유한 이름을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며 지금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야동리’, ‘고도리’도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 소태면 야동(冶洞)리는 대장간 야(冶)에 고을 동(洞)으로 쟁기·무기를 만들던 야곡(풀무골)에서 나온 지명이지만 ‘야한 동영상’의 줄임말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방송에 제법 소개된 바 있다. 전남 해남군 해남읍 고도(古道)리는 ‘고스톱’의 일본 말과 같은 발음을 가지고 있다. 고도리는 “외지인이나 주민들은 오히려 재미있게 생각한다”며 “웃음거리는 되더라도 부정적인 의미도 아닌데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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