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게임회사가 이순신 장군 캐릭터가 등장하는 도박게임을 출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영국의 게임회사 ‘프라그마틱 플레이’ 누리집을 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이순신’(YI SUN SHIN)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슬롯머신 게임을 출시했다. 갑옷을 입고 칼을 찬 이순신 장군 캐릭터가 등장하며 거북선과 활·화살, 대포 등의 그림도 있다. 슬롯게임의 레버 역할을 하는 버튼을 누르면 그림들이 무작위로 돌아가고, 같은 그림이 한 줄로 나올 경우 ‘승리는 나의 것이다’ 등의 한국어 음성이 나온다.

일종의 도박게임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쓰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온라인 도박게임에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이순신 장군 소재의 슬롯머신 게임 소개·홍보 동영상 등이 자체 가이드라인상의 위반소지가 있는 경우 적극적인 조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튜브 등 관련 사업자들에게 자율규제를 요청했다”며 “법령에 따른 허가 없이 유통되고 있는 도박사이트는 종류·방법 여하를 막론하고 모두 불법이다. 이순신 장군이 이러한 불법적인 도박사이트에 이용되지 않도록 신속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도박위원회의 허가를 받은 성인 대상 도박게임 등이 합법이지만 국내에서는 한국마사회처럼 법상으로 허가받은 사업자가 아닌 사업자가 운영하는 도박사이트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이순신’ 게임 역시 국내에서는 불법이며 이러한 불법 도박사이트로의 연결을 제공하거나 홍보하는 것 역시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유튜브에서 ‘이순신 슬롯’을 검색하면 이 게임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현재도 영국 게임회사의 누리집에서 한국어로 게임 설명 글을 읽을 수 있고, 데모 버전에서는 베팅 금액이 원화로 표시되기도 한다.


누리꾼들은 물론이고 이순신 장군의 고향인 충남 아산시도 이 게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15일 “장군을 폄훼하고 불명예를 안기는 도박게임이 만들어진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장군의 명성만을 이용해 자극적으로 도박게임을 만들었다”며 “공식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게임 회사에 항의하고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나라의 역사적 영웅을 슬롯머신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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