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9월 백범 김구 선생. 흑백인 원본 사진을 컬러화했다.사진 서해문집

구한말부터 해방 전후까지 격동기와 한국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당신이 보지 못한 희귀사진』 사진집이 출간된다.

이 책의 사진들을 모은 대만의 기자 출신으로 사진·출판 전문가인 쉬충마오(徐宗懋)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독자들은 저자가 누군 지에는 관심없겠지만 이 책은 보는 순간 누구든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쉬충마오는 1800년대 후반부터 1945년까지에 이르는 조선·일제강점기 관련 전체 희귀사진을 정리한 뒤 색 복원 과정을 거쳐 사진집 『당신이 보지 못한 희귀 사진』(전 3권)을 완성했다.

한양도성 내부경관. 사진 서해문집

책에는 일제강점기 관련 희귀 사진 390여점이 수록됐다. 이 중에는 콧수염을 한 김구의 모습과 조선 여성들이 활을 쏘는 순간 등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사진도 포함됐다. 항일운동의 면모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진들도 볼 수 있다. 1904년 항일운동을 벌이다 일본 헌병에 체포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김성산, 이춘근, 안순서의 처형 장면을 담은 사진은 대단히 사실적이다.

도시로 가는 행인들, 김치 담그는 여성들, 곰방대를 피우며 당당하게 서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여인들 등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당대 생활상도 보여준다.

여인들의 활쏘기 시합. 사진 서해문집

19세기 말 한양도성 모습과 1930년대 경성의 풍경을 비교해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빼곡한 초가집과 지게꾼, 짐 실은 말로 채워진 도성의 풍경과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인파로 붐비는 경성 거리는 시각적으로 대비된다. 당시 국제 환경을 반영하는 철도, 전신, 외국공사관 등 근대화의 자취를 담은 사진들도 있다.

쉬충마오는 사진을 흑백이 아닌 컬러로 복원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사진이라고 하면 흑백도 괜찮지만 역사를 말할 땐 흑백이 되어선 안 된다”며 “역사를 더 잘 인지하려면 컬러로 했을 때 사람들이 과거 일이 아닌 실제 일, 나의 역사의 일부라고 느끼기 때문에 컬러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책은 일반 대중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컬러 작업이 꼭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1930년대 경성의 모습. 서울 중구 충무로 거리. 왼쪽에 보이는 대화헌(大和軒)은 일본 과자점이다. 사진 서해문집

대부분의 사진은 서양과 일본 사진작가들이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가와 가즈마사의 작품 몇 점을 제외하면 대체로 작자 미상의 작품들이다.

서해문집은 “(사진들이) 역사적 도시의 외형만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근대사의 여정에서 겪은 기쁨과 슬픔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은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일본의 만행을 알리기 위한 소명에서 비롯한 작업의 결과물”이며 수록 사진 중 “대한민국임시정부 사진들은 중국 국민당에서 보관해 온 것들로, 대부분이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덧붙였다. 책은 서울국제도서전(6월 26일~30일)에 맞춰 정식 출간될 예정이다.

평양 을밀대. 사진 서해문집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