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는 허리선을 강조한 ‘풀러 스커트’ 등이 시그니처 의상. 1920년대 디자인을 춤추기 편한 형태로 바꿨다. [사진 Matthew Murphy, Evan Zimmerman]

국내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연극·뮤지컬 분야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 어워즈(토니상 시상식)에서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다. ‘위대한 개츠비’는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단독 프로듀서로서 브로드웨이에 올린 작품이다. 한국인 단독 프로듀서의 뮤지컬이 토니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H 코크 시어터에서 열린 제77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린다 조(사진)가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다. 린다 조는 여주인공 데이지를 연기한 배우 이바 노블자다의 드레스 10벌 등 350여 벌의 의상을 디자인했다.

린다 조는 앞서 2014년에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로 토니상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던 브로드웨이의 베테랑 의상 디자이너다. 2017년 뮤지컬 ‘아나스타샤’로도 토니상 의상 디자인상 후보에 올랐고, 워싱턴 DC 국립오페라의 ‘투란도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삼손과 데릴라’ 등의 작품 의상도 담당했다.

린다 조

서울에서 태어나 생후 9개월에 부모와 캐나다에 이민한 린다 조는 캐나다 맥길대를 나와 미국 예일대 연극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토니상을 주최하는 아메리칸 시어터 윙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그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위대한 개츠비’엔 특별한 게 많다. 프로듀서가 한국인이고 여주인공은 아시아인이며, 정말 특별한 일과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4월 25일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개막했다. 3주 만에 매출액 128만 달러(약 17억 6601만원)를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해다. 당초 11월까지였던 공연도 내년 봄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뮤지컬 ‘아웃사이더’의 조명디자인을 담당한 한국계 미국인 하나 김(김수연)도 수상 소식을 전했다. 하나 김은 동료 브라이언 맥데빗과 뮤지컬 부문 조명 디자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의 딸인 하나 김은 부친의 유학 시절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자다. 국내에서 초중고와 대학(서울대 시각디자인 전공)을 마친 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무대 디자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0여년 간 뉴욕 링컨센터, 뉴욕 퍼블릭 시어터, 맨해튼 시어터 클럽 등 미국 공연계에서 무대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이번에 ‘아웃사이더’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뮤지컬 ‘아웃사이더’는 1967년에 출간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맷 딜런, 다이앤 레인, 톰 크루즈가 출연했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동명 영화(1983)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60년대 오클라호마주 털사를 배경으로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나뉜 라이벌 갱단 소속 젊은이들의 삶을 다뤘다. ‘아웃사이더’는 조명 디자인상 외에 작품상과 연출상, 사운드 디자인상을 받아 4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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