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아 이미지컨설턴트] 필자는 한국의 정치인 중에서 퍼스널 아이덴티티(PI, Personal Identity)가 미흡해서 대통령이 되지 못한 인물로 홍준표 대구 시장을 꼽는다. 홍시장은 종종 고사성어를 활용하여 정치 메시지를 내는 등 해박한 지식과 역량, 경험을 갖춘 정치인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 시도지사 직무 수행 평가 결과 특·광역시 단체장 중 '잘하고 있다'의 긍정 평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외적 이미지로 나타나는 그의 PI는 아쉬워 보인다. 특히 그의 패션은 매우 허술하고 단정하지 못한 차림새로 보인다.

과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빨간색 꽃무늬 셔츠를 입은 홍준표 최고의원[사진-머니투데이]

위 사진은 2011년 홍준표 최고위원이 의원총회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빨간색 꽃무늬 셔츠를 입은 모습이다. 이 한 장의 사진으로 그가 패션 테러리스트로 불러도 충분할 것 같다. 이 셔츠는 트롯 가수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 때 입으면 가장 잘 어울릴법한 스타일이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그가 왜 이토록 현란한 셔츠를 입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과거 릴레이 토크 콘서트에서 입은 빨간색 셔츠와 분홍색 체크무늬 캐주얼 재킷[사진-연합뉴스]

2017년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내 연석회의에서 ‘빨간색 캐주얼 셔츠’와 ‘분홍색 캐주얼 재킷' 차림의 조화롭지 못한 패션으로 등장했다. 그 당시 다른 당직자들이 감청색과 청회색 계열의 정장을 입은 것과 대비되었다. 홍대표 자신의 눈에도 입은 옷이 튀어 보였는지 겸연쩍은 듯 마이크를 잡자마자 이렇게 '해명'했다.

"오늘부터 전국 순회하면서 국민 토크쇼를 시작하기 때문에 복장이 이렇습니다. 실무자들이 절대 감색 양복이나 정장 차림으로 나오지 말고 청바지나 잠바떼기를 입으라고 하도 보채서 할 수 없이 이렇게 입었으니 양해 좀 해주시고…”

그때 실무자들이 홍대표가 토크 콘서트에서 정장 대신에 캐주얼을 제안한 것 자체는 좋았다. 그런데 그의 ‘투 머치’ 스타일이 문제였던 것이다. 추측컨대 그는 토크 콘서트에 참여하는 젊은층을 의식하여 빨간색이나 분홍색을 입으면 패션으로 그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 것 같다.

당시 홍대표가 입었던 분홍색 체크무늬 캐주얼 재킷 차림새의 문제점을 세 가지로 짚어보자.

첫째, 분홍색 체크무늬 재킷은 정치인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컬러다. 이 색은 아티스트 및 연예인들이 입으면 상관이 없다.

둘째, 웜톤쿨톤 법칙에 맞지 않는다. 웜톤(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조)의 ‘빨간색’과 쿨톤(차가운 느낌을 주는 색조)의 ‘핑크색’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웜톤은 웜톤끼리, 쿨톤은 쿨톤끼리의 배색이 조화를 이룬다. 그의 흐릿한 분홍색 재킷에는 선명한(채도가 높은) 인디언 핑크색 셔츠가 덜 어색한 느낌을 준다.

셋째, 캐주얼 재킷의 천이 후줄근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재킷 소재는 정치인은 물론 비즈니스 맨, 직장인도 피하는 것이 좋다.

정치인의 토크쇼 복장이라고 특별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무난하다. 즉 ‘청바지’나 베이지색 계열의 ‘데님 팬츠’ 또는 회색의 ‘울 팬츠’ 위에 상의는 흰색 셔츠와 감청색의 ‘블레이저(캐주얼)’ 재킷을 입는 것이 최상의 스타일이다.

정장에 타이를 느슨하게 맨 홍준표 시장[사진-대구시]

홍시장의 정장 차림새 또한 단정하지 않다.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셔츠의 윗단추를 풀고 넥타이를 맸다. 목둘레가 조이는 느낌을 참지 못하는 성향이기 때문이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매기 위해 셔츠의 단추를 풀면 ‘V Zone(셔츠와 타이 영역)’을 단정하게 연출할 수 없다. 따라서 목이 답답해서 셔츠의 윗단추를 풀고 타이를 매는 것보다, 셔츠를 구입할 때 목의 품을 조금 넉넉하게 맞추면 품격을 살릴 수 있다.

홍준표 시장의 얇은 셔츠 속에 런닝과 속살이 비치는 옷차림새

남성 복장 착장법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수트 공식이 있는데 그중에서 ‘셔츠는 속옷이다’라는 말이 있다. 정장을 입을 때 셔츠 속에 런닝을 입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소매 없는 런닝이 겉으로 비치게 되면 올드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린다면 소매 없는 런닝보다 반팔 린닝을 입는 것이 무난하다. 아무리 더운 여름철이라도 셔츠 소재가 얇으면 신사의 품격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셔츠는 속살이 비치지 않을 정도의 두께감이 있는 제품을 입어야 한다.

빨간색 점퍼 차림새의 홍준표 시장[사진-대구시]

홍시장은 집무를 볼 때도 빨간색 점퍼를 즐겨 입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곤 한다. 그런데 정장을 입을 때 착용했던 넥타이와 셔츠 차림새 위에 점퍼를 입는 것 또한 패션 테러다. 오른쪽 사진에서처럼 넥타이라도 매지 않고 셔츠 위에 점퍼를 입은 모습이 더 나아 보일 것이다. 정장 차림새인 셔츠와 타이 위에 캐주얼 스타일인 점퍼를 입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 때문이다.

현장 방문 등 빨간색 점프를 입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흰색 또는 검정색의 반팔 라운드 티셔츠가 적절하다. 겨울에는 흰색 또는 검정색의 터틀넥을 입고 점퍼를 입으면 시크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홍준표 시장의 눈썹 이미지 비교 사진[사진-경남매일]

홍시장의 눈썹(왼쪽 사진)은 그의 인상이 어색해 보이게 한다. 오른쪽 사진의 눈썹이 자연스러운 형태이며 이 눈썹 모양대로 ‘반영구 눈썹’ 시술을 할 수 있다면 원래의 좋은 인상을 유지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홍시장의 거친 발언도 상대의 인격 테러를 불사하고 있는 점도 아쉽다.

얼마 전, 그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인격을 깎아내리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 후보의 셀카를 찍는 것을 비판하면서 “당원과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오세훈 시장 같은 미남이 셀카 찍으면 이해가 가지만”이라고 적었다. 한동훈 후보를 향한 외모 비하 글의 수준은 민망할 정도로 저급하여 그에게 호감을 가졌던 사람들에게도 실망감을 주었다.

이제는 홍준표 시장에게서 만인이 시원해하는 정치인의 모습은 기대할 수 없을까. 오래전에 인기 드라마였던 ‘모래시계’ 주인공 검사의 실제 인물처럼, 그의 별명인 ‘홍카콜라’처럼 말이다.

 

                       정연아 이미지컨설턴트

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 칼럼니스트, 대통령 후보 및 정치인과 최고 경영자 등의 VIP이미지컨설팅을 했다. 저서로는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 외 총 8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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