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독립영화제 로고

내년도 영화발전기금 예산안에서 서울독립영화제 예산이 전액 삭감돼 영화인들이 반대서명에 나서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와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가 공동주최하는 대표적 독립영화제로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1999년 영진위가 민간자율기구가 되면서 민관 거버넌스를 구체화한 최초 사례이자 ‘독립영화’라는 명칭을 최초로 승인한 상징적인 사업이다. 

영화계에서는 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1차로 114개 단체와 개인 5000명의 서명을 받았고 2차 연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서울독립영화제와 함께하는 영화인들은 공동 성명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실시되었던 블랙리스트를 기억하고 있다”며 “서울독립영화제의 예산 증발은 독립영화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고 했다.

또 “5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에 독립영화의 지원과 성장, 새로운 50년을 위한 발전을 논의하기도 모자랄 판에 정부 예산에서 독립영화제 내역을 삭제한 것은 비상식적이고 의아하다”며 “서울독립영화제는 국내 최대 독립영화제로 가장 많은 독립영화가 출품·상영되기에, 한 해의 독립영화를 결산하고 비전을 모색하는 장이며, 예산의 상당 비중이 상금과 창작자 지원금으로 편성되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서울독립영화제 예산의 삭감은 팔길이 원칙에 입각한 거버넌스에 대한 노골적인 부정이자, 민간기구인 영진위 자율성에 대한 현격한 위협의 증거”라며 “해당 건에 대해 영화제의 공동주최 단체인 영진위와 한독협은 어떠한 논의를 거친 바 없으며, 한독협은 지금도 예산 삭감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팔길이 원칙’은 영국 예술행정가 존 피크의 주장으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아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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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은 “서울독립영화제의 성공은 독립영화 현장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했는데 기관의 예산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을 포함한 협치의 성과이며 이 성과가 한국영화산업의 토양이자 버팀목으로 선순환되어왔음을 자부한다”며 “사상 초유의 상영 독과점이 공존하는 환경 속에서 독립영화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진위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성명은 김동원, 김미영, 김보라, 김보람, 김의석, 김조광수, 김진유, 김태일, 민용근, 박동훈, 방은진, 백재호, 변영주, 부지영, 양익준, 연상호, 원신연, 윤성호, 이광국, 이병헌, 이원우, 이우정, 이종필, 임대형, 임순례, 임오정, 장건재, 전고운, 정주리, 정혁기, 조현철, 한준희 등 32명의 감독이 제안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11월28일부터 12월 6일까지 9일간 열린다.

▲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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