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파킨슨병(퇴행성 뇌 질환) 전문가를 여러 차례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8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 도중 대변인이 이 같은 의혹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일이 벌어졌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백악관 브리핑에서, 파킨슨병 전문가인 케빈 캐드너 박사가 최근 백악관을 8차례 방문했다는 내용의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된 출입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앞서 NYT는 백악관의 공식 방문자 기록을 근거로 운동장애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월터 리드 군의료센터의 신경과 의사 캐너드가 8개월간 8차례 백악관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카린 잔피에어가 일일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카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프라이버시'와 '보안 문제'를 거론하며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심지어 캐너드 박사의 백악관 방문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백악관이 대통령 주치의 명의로 발표했던 성명을 통해 캐너드의 이름과 방문 사실을 공개했던 터라 이러한 대변인의 답변은 기자단의 반발을 불렀다.

기자들은 그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CBS의 백악관 출입기자 에드 오키프가 "당신은 아주 기본적이고 직접적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잔피에어 대변인은 "그(바이든 대통령)는 신경과 의사를 세 번 만났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게 제가 여러분에게 전하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오키프 기자가 대변인의 답변을 끊으며 질문을 계속하자, 대변인은 "공격적인 방식"이라며 존중을 보여달라고 언성을 높였다. 오키프 기자가 "우리는 그(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언론에 공유되는 방식에 화가 난다"고 항의하자, 대변인은 "매번, 나는 돌아와 여러분의 질문에 답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얼마나 나를 몰아붙이든, 나에게 얼마나 화가 났든 나는 그 이름을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그게 (방문자) 기록에 있어도 상관없다. 나는 여기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이 신체검사를 위해 3차례 신경과 의사를 만났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NYT는 평상시에도 잔피에어 대변인과 백악관 출입기자 간 사이는 좋지 않은 편이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빚어진 후 백악관 브리핑룸의 분위기는 더욱 긴장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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