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봉명 <두뇌특공대2>

‘불안’에 공감하며 흥행·호평

<인사이드 아웃 2> 스틸 컷

“동아시아의 작은 아이(东亚小孩)들은 라일리의 신념의 나무가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말할 때 울고 싶어질 것이다.”

중국의 영화 플랫폼 더우반에 올라온 디즈니·픽사의 애니매이션 <인사이드 아웃2> 한 줄 감상평이다. 이 단평은 5000건 넘는 공감을 얻으며 중국 내 이 영화팬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한 마디가 됐다.

불안에 집중해 ‘어른을 울리는 애니매이션’이란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인사이드 아웃2>은 중국에서는 <두뇌특공대2>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21일 개봉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14일 기준 733만8000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3억 위안의 수입을 거뒀다. 올 여름 개봉작 가운데 3위 안에 드는 준수한 성적이다. 더우반에는 7만 건 넘는 리뷰가 쌓였으며 평점은 8.4점으로 가장 높다.

<인사이드 아웃2> 개봉 초기 중국 매체의 평가는 다소 냉소적이었다. 많은 매체가 평점이 전작보다 다소 떨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쿵푸팬더4>가 중국에서 전작만큼 흥행을 거두지 못했던 것과 엮어 ‘중국에서 미국 영화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세계적 흥행몰이가 계속되자 중국에서는 왜 이 영화에 대한 열기가 미지근한지에 관한 토론도 벌어졌다. “아이스하키를 하는 여중생의 이야기가 중국에서 공감받기 어렵다” “사춘기라고 부모에게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낯설다”는 반응도 있었다. “청춘 성장물이란 장르 자체가 인기가 없다” “요즘 중국 극장가는 마케팅에 의해 좌우된다”는 반론도 있었다.

관람객 반응은 일관되게 호평이 우세했다. “어떤 사람은 영화를 봤고, 어떤 사람은 거울을 봤다” “100분짜리 심리상담 영화” “나를 안아주는 느낌의 영화였다. 보고 여러 번 울었다”는 반응들이 개봉 초기부터 일관되게 올라왔다. 실제 <인사이드 아웃2> 상영관에서는 훌쩍이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감상평이 입소문을 타고 세계적 흥행추세가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인사이드 아웃2>는 개봉 2주 만에 <듄2>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사이드 아웃 2> 중국 포스터. <두뇌특공대2>라는 이름으로 개봉됐다.

중국 네티즌의 <인사이드 아웃2> 감상평에는 ‘동아시아의 작은 아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동아시아의 작은 아이들은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자오자오(불안·焦焦)는 동아시아인이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이다.

‘동아시아의 작은 아이’는 최근 영화평 등에 자주 등장하는 신조어이다. 어른이 됐지만 가족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무거운 기대감과 불안에 짓눌린 젊은이를 의미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가족주의, 혈연우선주의, 성차별, 개인보다 집단을 앞세우는 풍조 등을 비판할 때 ‘동아시아’란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대학 입시 시험인 가오카오 경험을 토로하며 영화에 공감했다는 평도 있었다. 올해 가오카오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1392만명이 응시했는데, 중국의 4년제 대학 정원은 약 450만명이라 약 900만명이 대학 문턱도 가지 못하고 좌절을 맛봐야 한다.

중국 매체 계면신문은 지난 12일 기사에서 “영화관을 둘러보면 눈물을 흘리는 어른들도 적지 않다”며 “동아시아 문화에서 안타까운 부분들이 영상화돼 눈앞에 펼쳐질 때 관객들에게 주는 감정적 충격일지도 모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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