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무부 초청 북대서양조약기구 외교장관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오랜 우군’에서 사퇴 요구 최전선으로 돌아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며 승산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뉴욕타임스, CNN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펠로시는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기금 모금 자료 등을 살펴봤을 때 지금 상황에선 선거 승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꼭 그렇지 않으며 자신이 이기는 것으로 나오는 여론조사도 있다고 반박했다.

펠로시는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보좌진인 마이크 도닐론을 언급하며 “도닐론과 전화 연결해달라”고 한 뒤 “어떤 여론조사인지 보여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보좌진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 게 맞는지 의심하며, 본인이 수집한 정보와 비교대조해 정면 반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악시오스는 도닐런과 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선임고문, 브루스 리드 부비서실장 등 3인방이 부정적 정보 전달을 차단하고 ‘예스맨’ 역할을 담당해 바이든 대통령이 정확한 상황 인식에 실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펠로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 토론 이후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인 이후에도 바이든을 지원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듭 기력이 쇠한 모습, 말실수 등을 보이자 지난 10일 “시간이 없다”며 사퇴 촉구로 입장을 선회했다. NYT는 펠로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난 2021년 ‘대선 불복’ 시위의 실질적 주도자로 보고,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재집권을 막기 위해 후보 교체로 마음을 바꿨다는 것이다.

펠로시는 대선 패배를 넘어, 의회 하원에서도 다수당이 되지 못할까봐 우려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CNN은 펠로시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연임시 의회 하원에서도 민주당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전했다.

NYT는 “의회 내 최고위 민주당원들이 바이든의 운명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출마 포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중대한 신호를 보내는 역할은 오랜 기간 정치적 강인함, 정치적 기예로 유명했던 84세의 펠로시에게 넘어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 소속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당 관계자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했다.

‘고령 리스크’ 논란으로 연일 수세였던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인 17일 코로나19에 재감염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일정을 취소하고 델라웨어 사저로 돌아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피격 사건 이후 결집하는 가운데 본인 건강 문제설을 일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극 활동을 막는 악재로 평가된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