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모리야마 히로시 당 총무회장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고 5일 산케이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다음달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를 염두에 두고 당내 민심 정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닛케이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모리야마 총무회장을 만났다. 지난 2일 당 본부에서 아소 부총재, 관저에서 모리야마 총무회장와 만난 데 이어 3일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만남에서 본인이 차기 총재 선거에 나설지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누가 출마할 의향이 있을까”를 질문하는 등 당내 정세엔 관심을 보였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말엽에도 아소 부총재, 모리야마 총무회장과 각각 만난 적이 있다.

이같은 만남은 기시다 총리가 차기 총재 선거 출마를 결단하기에 앞서 당내 지지세를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 ‘불출마’ 요구가 강하게 인 상황에 당 의원들의 지지마저 흩어진다면 현실적으로 차기 총재에 나서기 어려워서다.

산케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중진들의 지지가 떨어져 외곽이 막히자 대선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며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다. 모기 토시미츠 당 간사장이 총재 출마 의향을 비친 상황에서 두 사람은 당 의원 민심에 영향력을 지닌 몇 안 되는 중량급 정치인이란 분석이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차기 총리 지지율 조사에선 늘 1위이지만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을 받는다.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Gettyimages/이매진스


특히 아소 부총재는 ‘아소파’ 영수로서 약 50명가량 의원을 움직일 수 있어 당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아소파는 지난해 말 ‘비자금 스캔들’ 여파로 아베파, 기시다파 등 당내 파벌이 해체된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파벌이다. 아소 부총재는 지난 6월 기시다 총리가 내놓은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이 미흡하다며 대립각을 세웠으나, 최근 기시다 총리를 다시 추켜세우고 있다.

모리야마 총무회장은 기시다 총리가 개정 정치자금법 및 스캔들 관련 의원 처분 등 사안과 관련해 가장 많이 상의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차기 총재에게 요구되는 자질로 “국제 정세에 대한 이해”와 “디플레이션 탈피”를 꼽아 에둘러 기시다 총리를 지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월에는 “국제 정세가 이렇게 힘들 때 기시다 총리 이상 세계 정상에 어필할 수 있는 일본 정치인은 없다”고 직접적으로 추켜세웠다.

해체했던 기시다파가 기시다 총리의 재선을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포함 20명가량은 지난달 30일 아카사카에서 회동하고 기시다 총리에게 출마 시 지지 의사를 전달했다고 복수의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달 3일엔 하야시 장관이 관저를 찾아 기시다 총리를 만났다. 닛케이는 “총재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파벌을 기초로 한) 조직된 ‘숫자의 힘’이 필요하다“며 기시다파 포함 당내 여러 파벌의 활동 재개 소식을 전했다.

JNN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은 70%에 달했으며, 자민당 지지층 내에서도 59%였다. 해당 여론조사 분석은 지난 3~4일 유효 응답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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