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 해리스의 미국 대선이 치열하다. [사진=AP=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도 이제 80여일을 앞두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한 가운데 부통령 후보로서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였던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의 새로운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도널드 트럼프와 일대 격전을 앞두고 있다.

바이든이 후보였을 때 트럼프로 기울어졌던 대선 구도는 해리스의 전격 등판으로 변화를 넘어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쏙 들어가고 심지어 해리스가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도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6일 진행한 ‘8월 정국좌담회’에서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판세와 전망에 대해 대담을 진행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사회로 서울 여의도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좌담회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이 함께 했다.

"해리스 등판으로 트럼프 당황…해리스의 대선 전략도 영리"

황장수 소장은 조심스럽게 해리스의 당선을 예측했다. 

황 소장은 "확정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해리스 되지 않곘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우선 트럼프가 해리스 등장을 거의 대비하지 못했다. 바이든이 워낙 고령에다가 노쇠하고 또 정신적인 문제도 있어 보이기 때문에 차마 집결하지 못하던 트럼프를 싫어하는 표가 해리스한테는 전부 집결하고 있다"며 "또 초반에는 J.D. 밴스라고 미국의 포퓰리즘, 러스트벨트의 포퓰리즘을 대변하는 듯한 39살짜리 젊은 부통령후보를 잘 임명한 것처럼 보였는데 이 사람이 살아왔던 것이 극적이듯이 말도 그야말로 '개판'이다. 그래서 부통령 지명 효과를 거의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또 황 소장은 "중동 전쟁 확전과 경제적인 문제가 있긴 한데 한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지, 미국은 경제적을 봤을 때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 정도다. 그러니까 주식이 떨어질 때 잠깐 올라가고, 또 떨어지고. 이런 상태로는 11월 전에 미국 경제가 완전히 붕괴될 것 같지는 않다"며 "중동전 확전 문제도 미국에서는 항상 집권층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부분도 있다. 해리스가 흑인과 인도를 대표하고 있고 여성이다. 소수 계층에 유리한 득표 기반이 있다.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해리스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은 "미국 전역에서는 이미 해리스가 역전하는 걸로 나오고 있다(편집자주-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 2일∼4일 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48%로 트럼프 전 대통령 44%보다 4%p 앞섬). 문제는 스윙 스테이트 7개(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중에서 4개를 해리스가 앞서는 걸로 나온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것은 없고 스윙 스테이트에서는 아직 백중세"라며 "현재 여론으로 놓고 본다면 거의 백중이라고 봐야 되고 우열을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러나 최근 여론의 흐름으로 본다면 아무래도 해리스가 여론의 흐름을 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또 홍 소장은 "지난 대선 때는 러스트벨트 지역의 노동자의 분노가 최고 큰 동력이었다. 그때만 해도 트럼프는 긍정과 부정이라기보다는 재밌기도 한 돈키호테와 같은 인물이었는데 지금은 러스트벨트의 분노가 여전한 상태에서 트럼프에 대한 분노가 상당히 커졌다. 반인종주의라든가 반윤리, 반사회주의의 사회적 어떤 그런 행위라든가 반법치주의적인 문제가 그 예"라며 "바이든과 대결 구도에서의 강점이 모두 약점으로 트럼프로 넘어왔다. 나이를 공격했는데 이제는 부메랑이 돼서 넘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홍 소장은 트럼프가 바이든의 중간 평가라는 강점을 잃어버렸다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바이든이 선거 전략상 제일 어려웠던 것이 중간 평가적 성격이었는데 해리스로 갈아타니까 중간 평가가 없어져버렸다. 트럼프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격포인트였는데"라며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는 트럼프가 좀 당황해하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11월까지 트럼프가 당황한 상태에서 캠페인을 간다면 정치 자금도 모자라는데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차재원 교수도 "해리스 입장에서는 그동안 평가가 박했다. 바이든이 사퇴하기 전까지만 해도 부통령 직무 평가가 36%였는데 불과 보름 사이에 46%까지 올라왔다"며 "민주당 내 위기감이 일종의 절박감으로 이어지면서 해리스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데 해리스도 상당히 영리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의 검사 경력을 이용해서 프레임 자체를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검사와 시도 때도 없이 죄를 저지르는 중죄인과의 이런 프레임을 만드는 것 자체도 상당히 영리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사퇴로 민주당 반사이익…尹대통령에게 시사하는 것이 커"

바이든의 사퇴와 해리스의 급부상은 한국 정치 상황에서도 시사하는 것이 크다. 특히 트럼프에게 지지율에서 밀린 바이든이 스스로 후보 자리에서 용퇴하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대선 승리에 유리한 구도로 가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결단을 내린다면 불리한 정치 구도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능구 대표는 "해리스가 새로운 후보가 되면서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가 만만치 않지 않다. 트럼프는 계속 막말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의 집단 지성들을 상당히 짓밟는 행위"라며 "우리로 치자면 공정과 상식을 내건 윤석열처럼, 법과 질서를 내건 해리스가 트럼프에 대해서 공격하고 정말 엄청나다"고 운을 뗐다.

또 김 대표는 "대선 승부처는 경합, 스윙 스테이트주고 그중에서 펜실베이니아 같은 경우를 주지사를 부지사로, 부통령으로 해서 뭔가 하려고 한다. 백인 노동자 계층들, 백인들, 화이트 워킹 클래스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해리스가 따라잡느냐가 관건이다. 일방적인 트럼프 우세는 어쩔 수 없지만 어느 정도 따라잡으면서 경합주에서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해리스에 대한 지지세는 결집했다. 지지층이 결집한 상태에서 남은 과제다. 미국 대선은 독특한 선거인단 제도로 인해서 오히려 자기 지지층을 더 결집시키는 것이 선거 전략상 낫다는 말이 있기 떄문에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의 용퇴와 해리스의 급부상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11월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사퇴한 것이 해리스에게 희망을 줬다. 용퇴한 바이든의 성공 그리고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그 영웅은 바이든이 될 것이라는 말이 많다. 바이든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를 사퇴한 최초의 대통령이다. 가장 각광을 받지 않을까 예측되고 11월에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아마 그 당선시킨 영웅으로서 바이든은 역사 속에서 추앙받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을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이 스스로 멈춘 것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멈추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이고 본인을 한국 현대사의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임기 단축과 7공화국 개헌 얘기가 나온다. 7공화국 개헌은 많은 대통령 후보들이 대선 때 다 개헌을 약속했다가 되고 나면 흐지부지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모든 실정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염원이자 우리가 가야 할 정치개혁의 완성판인 개헌을 해낸다면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개헌을 해낸 대통령으로서 획기적인 결단을 내리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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