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사진=A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해 10월 7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 남부지역에서 1천200여명이 죽고 250여명이 인질로 가자지구로 잡혀가며 시작된 가자전쟁이 1년을 맞았다.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과 하마스 소탕 작전으로 팔레스타인에서만 4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며 가자 지구는 잿더미가 됐으나 여전히 포성은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전쟁 발발 후 1년간 한목소리로 휴전을 촉구해 왔으나 이스라엘은 인근 레바논은 물론 이란까지 직접 공격하는 등 이란과 친이란 세력 전체와 연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어 중동 전쟁으로 확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년간 팔레스타인서 4만명 이상 사망자 발생.. 이스라엘군 728명 전사

가자지구 건물 대다수 파괴되며 복구에 14년 소요.. 12억 달러 필요

이스라엘군(IDF)이 7일 밝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전쟁 1년 동안 가자지구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지난 1년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지하터널 입구 4천700곳을 포함하여 하마스 시설 4만300곳을 타격했다.

인명 피해도 컸다. 그동안 1만7천명가량의 하마스 및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대원들이 사망하는 등 4만1천87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9만7천166명으로 10만명에 이른다.

이스라엘군에서도 지난 1년간 총 728명의 전사자가 나왔고, 부상병 수는 4천578명이었다.

연합뉴스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 있던 건물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6만3천채가 파손되거나 무너졌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진 가자지구 건물 잔해 규모를 최소 4천200만t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인류 최대 건축물 중 하나인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11번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유엔 당국자들은 지금 당장 작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14년에 걸쳐 최소 12억 달러(약 1조6천억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격으로 파괴된 이란 베이루트 [사진=AFP=연합뉴스]

영국·프랑스, 이스라엘 무기 공급 중단.. 유럽 곳곳서 이스라엘 규탄 시위

바이든-해리스, 이스라엘 지지·하마스 규탄하며 휴전 촉구

전쟁이 지속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지속되자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은 속속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우방인 독일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은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만 아일랜드, 스페인, 벨기에 등은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지난 5월엔 아일랜드, 스페인, 슬로베니아 등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인하면서 이스라엘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현재 EU 27개국 중 11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방송된 프랑스 앵테르 인터뷰에서 역내 긴장이 고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확전을 피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향한 무기 공급 중단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더 이상 무기를 보내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영국도 지난달 '인도주의법을 위반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며 이스라엘에 대한 일부 무기 수출을 중단했다.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도 1년 내내 이어졌다.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는 약 4만 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을 향한 무기 공급 중단을 요구했으며, 프랑스 파리에서도 수천 명이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여 팔레스타인·레바논에 대한 연대 의사를 밝혔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약 1000명의 시위대가 "대량학살 1년"이라고 이스라엘을 규탄했고, 함부르크에서도 950여 명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국기를 흔들며 "대량학살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정부도 휴전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일으킨 분쟁으로 한 해 동안 너무나도 많은 민간인이 너무나도 큰 고통을 겪었고 수천명이 죽었다"면서 "우리는 가자에서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고, 이 전쟁을 끝낼 휴전 합의를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 안보, 존엄, 평화를 누리며 살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무고한 사람들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 휴전 합의를 타결해야 할 시간이 너무 지났다"면서 "우리는 10월 7일에 잃은 모든 영혼을 기리는 차원에서 모두의 평화, 존엄, 안보라는 꿈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도록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 베를린에 모인 시위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가자전쟁 1년 맞은 날, 이스라엘 vs 하마스·후티·헤즈볼라 공방

이란까지 가세하며 중동 확전 위기 고조.. 이스라엘 "이란, 가자지구처럼 될 수도"

하지만,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포성은 멈추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은 7일 이스라엘을 향해 합동 공습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발사체 5기가 날아와 상당수가 이스라엘 중부에 떨어졌으며 2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오후 5시 40분께에는 후티 반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지대지미사일 1기가 예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날아왔으며, 헤즈볼라도 하이파, 티베리아스 등 이스라엘 북부 도시로 로켓 총 135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도 이날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로켓 발사대와 땅굴 시설을 선제 폭격했다.

또, 지상전이 벌어지고 있는 레바논 남부 전선에 120개의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실시하고 91사단 병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저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도 공습했다.

무엇보다 이란까지 이스라엘 공격에 동참하면서 중동 전쟁으로 확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지난 1일 저녁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180여발을 발사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방공망도 뚫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중 최대 32기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 기지 주변 도로 등에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재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이나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일 실제로 이스라엘이 이란 주요 시설을 타격한다면 확전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한발 더 나아가 이란을 가자지구처럼 만들겠다는 발언도 하고 있다. .

연합뉴스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6일 이란 미사일 공격의 표적이 된 네바팀 공군기지를 방문해 "이란은 (이스라엘군) 능력에 흠집도 내지 못했다"며 "이스라엘을 공격해 우리 대응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가자지구와 베이루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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