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진영에서 8년 전과 같은 패배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빙 구도인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전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전국 단위론 크게 앞서지만 경합주에선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 득표율에서 앞서고도 경합주에서 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를 내줬던 2016년 대선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리스와 트럼프는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 동시 출격했다.

신재민 기자

14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이 지난 11∼13일 등록 유권자 314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사전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 전체 중 해리스는 51.4%의 지지율을 얻으며 트럼프(42.6%)를 8.8%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경합주 7곳(펜실베이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애리조나·위스콘신·네바다)의 사전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로 한정한 조사에서는 해리스는 47%로 트럼프(48%)보다 1%포인트 뒤졌다.

미국에선 민주당 지지층의 사전 투표 참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공화당 지지층은 본투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편 투표 등에 대한 조작 가능성을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진영에서 지속해서 제기해 와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선거 승패를 사실상 좌우하는 경합주에서 사전 투표 유권자마저도 해리스보다 트럼프를 근소하게 더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마크 펜 해리스폴 대표는 “트럼프의 경합주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전국 득표율에서는 2.1%포인트(286만4974표) 차로 앞섰지만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결과가 데자뷔처럼 떠올려질 수 밖에 없다. 트럼프의 상승세에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의 대선 승자 예측 승률에서도 트럼프는 55%로 해리스 부통령(45%)을 앞섰다. 두 후보 간 승률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은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등장한 이후 처음이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상승세를 꺾기 위해 경합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이리 카운티를 방문해 유세했다. 이곳은 투표 결과가 역대 대선 승자들과 거의 일치해 ‘경합주 안의 경합 카운티’로 불리는 곳이다. 해리스의 펜실베이니아 방문은 선거운동 기간 중 이번이 벌써 10번째다.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선거인단 수(19명)를 가진 이곳에서 지면 해리스는 사실상 당선이 불가능하다.

트럼프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근교의 오크스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여러분은 산 채로 인플레이션(물가 급등)에 잡아먹혔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실정(失政)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액체 금(석유)을 갖고 있다”며 “취임 첫날 (석유를) 시추해 첫해에 에너지 비용을 50%로, 내년 1월부터 1년 동안 전국의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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