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약 한 달 만에 다시 중동을 찾았다. 하마스 지도자 사망을 기회 삼아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협상을 되살리려는 목적이지만, 미국과 하마스의 리더십 변화가 임박한 탓에 성공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중동 순방을 위해 이스라엘로 떠났다.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그의 11번째 중동행이다. 가장 최근은 지난달 18일 이집트 방문이었다.

이번 순방을 통해 블링컨 장관은 수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진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협상을 재개하려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무부는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치와 안보에 관한 계획을 포함해 몇가지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며 “갈등을 둘러싼 외교적 해결책을 도출할 필요성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이번 순방에 들를 국가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이전 중동 순방에서는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갔다.

미국을 비롯한 중재국은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이 협상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신와르는 생전 하마스 대표단에 휴전 협상에 동의하지 말라고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에 발각돼 사살됐다.

중동 매체 알아라비야는 “이집트 관계자들은 신와르의 죽음이 협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 여기에는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관한 이스라엘의 태도를 바꾸는 것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가자지구-이집트 국경인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을 남겨두겠다고 주장해왔다. 알아라비야는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에 이어 이집트를 방문해 이 일대에 국제군을 주둔시키는 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포착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마지막 모습. AP연합뉴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다소 완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가족들이 촉구한 바와 같이 인질 석방으로 전쟁을 끝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널12 또한 이스라엘이 최근 미국에 일부 사안에선 양보할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일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이 인질 석방과 휴전을 논의하러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협상 진전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강경한 대립을 이어가는 데다, 미 대선이 2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하마스에서 누가 신와르의 뒤를 잇는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하마스 후계 구도는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신와르의 형제 모하메드 신와르가 가자지구 내 인질 문제를 담당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모하메드 신와르는 가자지구 땅굴 네트워크를 기획한 핵심 인물이며 군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가 피살된 이후 그의 자리를 맡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편 신와르는 자신이 죽으면 하마스를 이끌 지도위원회를 꾸리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알려져, 하마스가 집단지도체제로 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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