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로 난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대선 이후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 내에서 폭력 시위를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의혹을 키우면서 사회·정치 불안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다.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ODNI)은 2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외국 적대세력이 미국 내에서 폭력을 부추기고 민주주의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려 한다”며 “선거 이후 정보 작전을 수행할 게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ODNI는 러시아·이란·중국이 미국 대선과 관련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이는 선거일(11월 5일) 이후 더욱 확연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선거일부터 내년 새 대통령 취임일(2025년 1월 20일)까지 투표 집계, 의회 비준 및 취임식 등 단계마다 이들 국가가 관련 절차를 “방해 또는 지연”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러시아·이란, 미국 내 폭력 시위 조장"

지난 5월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UCLA 캠퍼스 건물에서 경찰이 친팔레스타인 시위자들이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러시아·이란·중국은 지난 2020년 선거에서 얻은 경험 덕분에 (이번 대선에서도) 기회를 활용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 대선에서 이란 해커들이 극우 단체를 가장해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위협적인 e메일을 보냈던 것을 예로 들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ODNI는 특히 러시아와 이란이 선거 이후 폭력 시위를 조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ODNI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이미 지난 1월 시위를 조직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인력 모집을 시도했다.

이란도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반대하는 시위를 은밀히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당국은 이란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선호한다고 봤다. 하지만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트럼프와 전직 당국자들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계속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월즈 가짜 영상 제작"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2일 위스콘신주 유세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정보당국은 또 최근 확산된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관련 폭로 영상이 러시아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봤다. 한 남성이 자신이 수십 년 전 월즈의 고등학교 제자일 때 월즈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 영상은 X(옛 트위터)에서 5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만든 가짜 영상으로 결론 내렸다. 해당 영상에서 민주당을 방해하기 위해 만든 과거 러시아의 허위 정보들과 일치한 패턴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엔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선호하진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州) 의회나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중국에 더 우호적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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