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투린에 호크 미사일이 설치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시스템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기 위해 1억3800만달러(약 1868억원) 규모의 긴급 해외군사판매(FMS)를 승인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로부터 압류한 무기도 최근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614억달러(약 83조원) 규모 ‘안보 패키지’ 예산안이 6개월 가까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국의 지원 압박이 더해지자 궁여지책을 들고 온 것이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호크 대공 미사일 시스템 수리 부품 등을 제공하기 위해 긴급 대외군사판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대외군사판매 계획을 담은 문서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과 공중전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대외군사판매란 미 국방안보협력국의 조율을 통해 해외 정부에 미제 무기나 군사훈련 프로그램을 파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순항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요격할 수 있는 호크 미사일을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에 공급해왔다.

같은 날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로부터 압류한 소형무기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무기들은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후티 반군으로 이송되던 선박 네 척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군이 2021년 5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압수한 것이다.

CENTCOM은 엑스(옛 트위터)에 “지난 4일 미국 정부는 5000정 이상의 AK-47 소총, 기관총, 저격 소총, 휴대용 대전차 로켓포 RPG-7과 50만 발이 넘는 7.62㎜ 탄약을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했다”면서 “이들 무기는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지난해 10월20일 의회에 제출된 ‘안보 패키지’ 예산안이 계류돼있는 동안 미국은 행정부 권한만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자구책을 하나둘 꺼내 들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국방부 장비 교체 계약 비용을 절감해 자체적으로 조달한 재원으로 마련한 3억달러(약 3943억원) 상당의 무기와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긴급안보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국은 미국에 안보 지원을 보채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실린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미국의 무기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의 비행장, 에너지 시설, 전략적 목표물 등에 대한 반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올해 우크라이나에 최대 25억파운드(약 8조6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한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외교장관은 지난 5일 엑스에 “영국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돈을 내놨고 유럽연합(EU)도 마찬가지다. 미국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지난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우크라이나에 310억유로(약 45조원) 규모 군비를 지원했다고 이례적으로 군사 집행금액을 밝히며 간접적으로 미국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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