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신대 ‘유학생 강제출국’ 교원 등 특수감금 혐의 등으로 송치

이주인권단체 소속 활동가가 지난해 12월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한신대 강제 출국 사건의 책임규명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지난해 11월 말 경기 오산시에 있는 한신대학교에서 ‘유학생 강제출국 사건’이 벌어졌다. 학교 측은 한국어학당을 다니던 우즈베키스탄 국적 유학생 23명에게 “외국인 등록증 수령을 위해 출입국 관리소에 가야 한다”고 안내하며 이들을 대형 버스에 태웠다.

하지만 이 버스의 목적지는 인천국제공항이었다. 학교 측은 그제야 “체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귀국해야 한다”고 유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버스에서부터 동행한 경비업체 직원들의 감시 아래 학생 22명은 그 길로 강제 출국당했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학생들의 출국을 주도한 한신대 교원 3명을 국외이송 약취유인 혐의로 21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교원들은 강제 출국 과정에서 유학생들을 버스에 태운 뒤 경비업체를 대동하고 이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등 특수감금·강요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한신대 측으로부터 향응을 받은 의혹이 불거진 법무부 수원출입국·외국인청(평택출장소) 전 소장 A씨도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피해 유학생들은 잔고 증명 미비 등 사증 발급 기준 미달이었는데도 지난해 8월 평택출장소로부터 사증 인증서를 발급받았다. 애초에 잘못 발급된 비자가 강제출국 사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사증 인증서 발급 당시 이에 반대하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A씨는 지난해 6월5일부터 8월30일까지 한신대 관계자들과 10회 이상 식사 등 만남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학교 관계자들을 만난 것은 업무상 범위 내의 일이었을 뿐”이라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를 직무관련자와의 부정한 접촉이라고 보고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