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개인주택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에 의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주택의 경우 집에 문제가 생기면 개인이 모두 해결해야 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관리사무소에서 대부분 해결해 준다. 공동주택관리법에 의거하여 공동주택 공용 부분을 유지·보수 관리하는 필수 주체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곳곳에 세워지는 아파트만큼 이를 관리하는 경비원의 일자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경비원은 경쟁률이 20대 1을 넘기도 할 만큼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주택관리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비원들의 처우는 치솟는 분양가와 수요에 비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경비원 상당수는, 입주민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로 시작해서 용역업체, 관리사무소장까지 이어지는 폭언, 모욕, 부당한 지시 등의 갑질로 고통받고 있다. 그야말로 을 중의 을의 위치에 놓여있는 것이다.

2020년 서울 강북의 모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2021년 10월 경비원의 업무를 명확히 하여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 등의 갑질을 방지하기 위하여 공동주택관리법,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지난해 3월 서울 강남의 모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관리소장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경비원들의 처우는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직장갑질 119에 이메일로 제보가 온 경비원을 향한 갑질 사례들을 보면 주로 관리소장이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폭언과 부당한 업무지시를 일삼고, 경비원들이 이에 항의를 하거나 마음에 안 들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내쫓아 버리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비원들이 다양한 갑질에도 참고 견디며 일할 수밖에 없는 데는 3개월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는 초단기계약 관행이 한몫하고 있다. 2019년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조사연구 및 노사관계 지원사업 공동사업단'에서 발표한 「전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의 94%가 1년 이하의 근로계약을 맺고 있었으며, 그중 3개월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율은 21.7%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입주민이나 입주자대표회의의 부당한 지시와 갑질에 항의라도 하면 계약이 연장되지 않기 일쑤다. 반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면 자동적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이른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고령인 경비원들이 이러한 법적인 내용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 현실적으로 인정되기 쉽지 않다.

결국 경비원 갑질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용역업체를 변경해도 고용을 승계하도록 의무화하거나, 최소 1년 이상 고용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비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서울의 한 지역에서는 아파트 경비원의 호칭을 관리원으로 개선하는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경비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입주민들이 주민투표를 하고 관리비를 더 내는 결의를 하고, 투병 중인 경비원을 위해 모금활동도 벌이기도 한 훈훈한 사례들도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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