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인사청문회 선 세월호 유가족

“당시 보도로 ‘시체팔이’ 들어···지옥”

MBC 기자들 “이진숙, 파업 탄압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24일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이명박 정부 당시 ‘MBC 방송장악’ 피해자들이 나와 이 후보자의 방통위원장 임명에 강하게 반대했다. 이 후보자는 2014년 ‘MBC 세월호 보도 참사’ 당시 보도책임자였고, MBC 파업을 폄훼·탄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이 후보자가 MBC에 재직할 당시 가까웠던 이들은 이 후보자를 옹호했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장은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내 자식이 40m 아래 물 속에 있는데 MBC가 그 시간에 ‘보험금 보도’를 해서 제가 여태까지 제일 많이 듣던 얘기가 ‘시체팔이’ ‘아이들 죽음을 이용해서 로또 맞았다’ ‘놀러 가다 죽은 아이들’ 이 얘기들”이라며 “도대체 왜 그런 보도를 해서 얼마나 많은 유가족들의 가슴을 찢어발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MBC는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자들이 받을 보험금을 계산한 보도를 내보내 비판을 받았다.

장 소장은 “저희는 전원구조 오보로부터 시작해서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 아직도 지옥에서 헤매고 있다”며 “국민 된 입장에서 또 피해자 입장에서 정말 앞이 깜깜하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보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제시한 사과 문구를 읽기를 거부했다. 장 소장은 “ 지금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사과라고밖에 볼 수 없고, 그런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 독립을 요구하며 파업에 참가했다가 불이익을 받은 MBC 직원들도 이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했다. 박성호 전 MBC 기자회장은 “이 후보자가 홍보국장 때 후배 기자들이 해고되는데 회사 측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생산 홍보했고, 김재철 당시 사장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제기됐는데 무작정 옹호하는 데만 급급했다”며 “파업 당시 이 후보자와 논전을 벌인 기자는 이 후보자가 보도본부장에 취임한 뒤 갑자기 지역 지사로 발령이 나오고 해서 기자들 사이에서 ‘숙청’ 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왔다”고 했다.

이호찬 민주노총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김재철 전 사장, 안광한 전 사장, 김장겸 전 사장까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MBC의 공정성은 철저히 무너져 ‘청와대 방송’으로 전락했다”고 했다.

여당과 MBC 소수노조는 이 후보자를 옹호했다. 오정환 제3노조 위원장은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를 낸 사람들은 전원 언론노조 기자들인데, 언론노조원이었기 때문에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것은 크게 보도를 하고 국민의힘에 유리한 것은 홀대를 하는 그런 패턴이 계속 반복됐다”고 했다. 반면 최승호 전 사장은 “당시 MBC에서 조사를 했는데, 급박한 상황에서 현장 기자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라며 “실수를 수정하고 교정하는 것이 데스크의 임무라고 본다”고 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MBC는 국민을 지켜 준 훌륭한 언론이었지만, 2017년부터 편향되는 구조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이 되시면 정상화시켜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후보자 위치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을 드릴 수는 없으나, 꼼꼼하게 따져서 중립성과 독립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5일에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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