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대기 섞고 농약 검출도…'가짜 고춧가루' 제조·판매 17명 적발

중국산 다대기와 고추씨 분말 등을 섞어서 만든 '가짜 고춧가루'. 사진 식약처

중국산 다대기 등을 섞은 '가짜 고춧가루'를 제조·판매한 업자 17명이 적발됐다. 일부 업체는 농약이 다량 검출된 중국산 건고추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춧가루와 중국산 다대기, 고추씨 분말을 혼합한 향신료조제품을 '건고추 100%'의 고춧가루인 것처럼 속여서 판매한 17명(11개 업체)을 식품위생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한 명은 구속, 나머지는 불구속 송치됐다.

이번 수사는 식약처가 지난해 11월 향신료조제품을 고춧가루로 속여서 판매한 A업체를 적발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식약처는 유사한 불법 행위가 더 있을 거라는 판단에 조사 대상을 확대했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저가로 판매되는 고춧가루를 확인했더니 10곳이 추가로 들통났다. 고춧가루에서 양파나 무, 마늘 유전자가 검출된 것이다.

수사 결과 A업체는 2021년 6월~지난해 12월 약 2년 반 동안 원가 절감을 통한 이익 확대 차원에서 가짜 고춧가루를 만들어 팔았다. 가격이 비싼 고추 대신 저가의 중국산 다대기, 고추씨 분말을 섞어 고춧가루를 만든 뒤 '건고추 100%' 등의 허위표시를 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판매한 양이 약 557t, 금액으론 80억원 상당에 이른다. 추가로 적발된 10개 업체도 지난해 국내외 건고추 가격이 급등하자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A업체와 같은 방식으로 가짜 고춧가루 284t(23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특히 A업체는수입 신고하지 않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를 일명 보따리상을 통해 매집해 쓴 사실도 드러났다. 검사 결과 국내에서 고추에 쓸 수 없는 식물생장촉진용 농약인 '클로르메쾃'이 기준치의 2배가량 검출됐다. 또한 식약처는 A업체가 수사받는 중에도 폐기 명령받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 1.4t을 재사용하려 허위 보고한 걸 확인했다. 다 폐기한 것처럼 꾸민 뒤 폐기업자에게 350만원을 주고 빼돌렸지만 꼬리가 밟혔고, 결국 전량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