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방과 후에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은 여가에 놀이터나 공원에서 뛰어놀고 싶어했지만, 실제로는 스마트폰을 보거나 게임을 하며 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3 서울시 아동종합실태조사

서울시는 25일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담긴 ‘2023 서울시 아동 종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12월 18세 미만 아이를 양육하는 2520가구를 방문해 면접 조사했다. 지난해 6월 ‘엔데믹’이 선언된 이후 첫 조사다. 서울시는 아동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로 쓰기 위해 2년마다 이 조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 노는 시간 382분→190분 급감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들이 방과 후 친구들과 노는 시간은 일주일에 190.2분으로, 팬데믹 기간인 2021년 142.9분보다 늘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82.3분의 절반에 그쳤다. 아이 가운데 44.5%는 놀 때 놀이터나 공원에서 뛰어놀거나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주일에 5.86시간을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며 보냈다. 야외에서 뛰어노는 시간은 2.73시간에 그쳤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공원에 개장한 연지물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저연령 어린이(0~9세)가운데 89.9%는 놀이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고연령 어린이(10~19세)의 40.8%는 학원에 가거나 공부를 해야 해서 놀이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때 생긴 습관이 굳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10대 열 중 넷 “놀이시간 충분하지 못해”

대신 엔데믹 이후 아이들이 느끼는 정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가 유행하던 2021년 행복 점수는 1.88점(3점 기준)이었는데 2023년 2.3점으로 올라갔다. 우울(2.14→1.70), 화(2.08→1.75), 외로움(2.13→1.66), 불안(2.22→1.68) 등 부정적 감정 점수는 주는 경향을 보였다.

아이들의 정신건강은 팬데믹 때보다 나아졌지만, 부모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거나 치료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0~17세 어린이·청소년이 정신건강 검사를 권유받은 경우는 3%였지만, 이들 중 71.6%가 상담ㆍ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서울시는 어린이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서울어린이활짝센터(가칭)를 내년에 문 열 예정이다. 공공형 실내 놀이터인 서울형 키즈카페도 연내 총 130개소로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 어린이 행복 프로젝트’ 등을 진행해 아동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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