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적절치 않은 답변” 지적

이 후보자 “평정심 잃었다” 사과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56·사법연수원 26기)가 25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에게 ‘주식 쪼개기 증여’를 한 사실에 대해 “요즘은 백일 때 금반지를 안 사주고 주식을 사준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의원들은 “적절치 않은 답변이다”고 질책했다.

이 후보자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으로 저희도 마찬가지이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당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고 산 것으로, 이것을 편법 증여나 이렇게 폄훼한다면 자녀들에게 주식을 사서 주는 부모들 마음은 다 비난받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 남편의 가족이 운영한 대전 중구의 시외버스 회사 비상장 주식을 ‘쪼개기 증여’한 것을 묻는 질의에서 나왔다.

백 의원은 “아이들이 10세도 되기 전에 알짜 주식을 받아서 배당을 받고 13배 차익을 누린 것으로, 황제주식을 받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더 큰 문제는 이 버스회사가 국고보조금을 받는 회사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국고보조금을 받는 회사에서 온 가족이 비상장 주식으로 배당 혜택을 누린 만큼 문제가 있다고 추궁했다.

이 후보자 가족은 이 버스회사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해 모두 13배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 후보자의 자녀는 6세, 8세 때 ‘아빠찬스’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었다. 또 딸은 아버지가 관련된 화장품 연구·개발(R&D) 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사들여 64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었다. 딸은 비상장 주식 투자 이익 등으로 서울 용산구 재개발구역의 7억7000만원짜리 다세대주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에선 관련 내용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이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마치 기업하는 분이 앉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누가 뭐래도 두 분의 자제분들은 부모 덕분에 주식을 많이 보유한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도 “답변이 적철지 않다”고 지적했다. 질책이 이어지자 이 후보자는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며 “잘못된 답변이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아빠찬스’로 딸이 시세차익과 다세대주택을 취득한 데 대해 “배우자가 무리하게 거래해 나중에 알고 많이 놀랐다”며 “저한테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이런 식으로 심려를 끼치게 해서 원망도 많이 하고 송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자기 딴에는 아마 늦게 본 딸에게 경제적으로 자립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마음에 조급해서 이런 잘못을 한 것 같다”며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자세로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쪼개기 증여’ 비판을 받는 이 후보자가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소시민을 위한 판결을 할 수 있겠냐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질의에는 “집회에 참여했다가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고 홀로 소송을 준비해 승소하고 복직하는 과정에서 법관의 꿈을 키웠다”며 “소수자나 약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미흡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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