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첫 총파업을 시작한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7.08. 정효진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사흘간의 ‘끝장 교섭’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파업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31일 오후 사측과의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벌이다가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의 마지막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전 조합원 기본 임금 인상률 3.5% 적용, 노동조합 창립 휴가 1일 보장,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조합원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 입장과의 간극이 커 접점을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 합의에 실패하면서 전삼노는 당분간 파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교섭 직후 “이재용 회장은 이 사태(파업)에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라며, 다음날인 8월 1일 오전 서울 용산 이 회장 자택 앞에서 파업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폐지를 선언했으나, 실제로는 파업 참가 조합원을 색출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무노조 경영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삼노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성과급을 받지 못한 반도체부문(DS) 직원들이 주축이 된 노조다. 현재 조합원 숫자는 전체 직원(12만명)의 29%가량인 3만5000여명이다. 노사는 2023년·2024년 임금협약을 놓고 지난해부터 수십차례 교섭을 벌여왔으나 본교섭이 파행하고 중앙노동위원회 개입마저 소득 없이 끝나면서 파업 수순을 밟았다.

전삼노가 회사 내 5개 노조를 대표해 교섭할 수 있는 ‘대표교섭권’은 8월4일 종료된다. 다른 노조가 교섭권을 요구하면 전삼노는 대표노조 자격을 잃어 파업을 유지할 수 없다. 다만 2번째로 큰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가 지난 26일 “전후 관계를 불문하고 전삼노의 파업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어, 전삼노가 곧바로 대표자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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