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전체 대상 인원 7645명 가운데 104명(1.4%)만 지원했다고 밝힌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원객이 보호자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수련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이 1%대에 그쳤다. 정부는 8월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은 다수 전공의들이 추가 모집에 지원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1일 전날까지 진행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인턴 13명, 레지던트 91명 등 총 104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전체 모집 대상 인원 7645명 중 1.4%에 불과한 수치다. 이 중 서울 ‘빅5’ 병원에 지원한 인원은 45명으로, 전체의 43.4%를 차지했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를 모집하는 126개 의료기관은 전날 오후 5시까지 인턴 2525명과 레지던트 5120명, 총 7645명의 전공의 모집 접수를 받았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빅5 병원은 인턴 777명, 레지던트 2087명 등 총 2864명을 모집했다. 앞서 정부 요청에 따라 각 수련병원들은 복귀 의사가 없는 전공의 7648명을 사직 처리했고, 결원에 대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신청했다.

그러나 실제 지원자 수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104명으로 집계됐다. 전공의들은 모집 절차가 시작되기 전부터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여왔기 때문에 사실상 예견된 결과였다.

전날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 수는 전체 1만3756명 중 1194명(8.7%)에 불과하다. 대부분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상황에서 하반기 모집에도 지원자 수가 극소수에 그치면서 하반기에도 의료공백이 장기화되고, 내년도 전문의 배출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크다.

복지부는 8월 중으로 추가모집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날 “전공의들에게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하여 8월중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상세한 일정은 8월초 공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8월 추가모집에 전공의들이 더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그간 정부의 각종 유화책에도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추가모집에 지원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저조한 지원율은 이미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상황”이라면서 “이런 의료 환경에서 수련을 받지 않겠다고 나간 전공의들이 변한 게 없는 상황에서 돌아올 거라고 기대하는 거 자체가 이상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모집 때 안 들어왔는데, 8월에 추가로 모집한다고 해서 전공의들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다른 병원의 교수도 “이미 답이 나왔다”면서 “이번 모집에 전공의 대부분이 안 갔는데, 추가 모집에서 누가 가겠냐”고 말했다.

병원들에서는 추가 모집을 환영한다면서도 지원율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의 한 수련병원장은 8월 추가 모집에 대해 “병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전공의들이 지원할지는 의견을 들어봐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자리를 떠나며 내세웠던 조건이 개선된 게 없으니 돌아올 명분이 없고, 쉬는 김에 다른 진로도 찾아보며 내년까지 쉬려는 것 같다”면서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하반기 의료공백) 대비책은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도 추가 모집 지원율을 낙관적으로 기대하지는 못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의 어떤 조치에 대해서도 호응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회를 한번 더 열어주고 최대한 이해와 관용을 베푸는 것”이라고 발했다. 또 이번 추가모집 외에 추가 유화책이나 대비책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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