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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지난 7월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리는 6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이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해병대 사령부 방첩부대장, 공보정훈실장을 상대로 사실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령 측이 요청한 사실조회 내용에는 모두 ‘VIP 격노설’을 입증하기 위한 질문들이 담겼다. 앞서 박 대령 측이 요청한 윤 대통령에 대한 사실조회를 포함해 해병대 간부들을 상대로 한 사실조회 요청의 채택 여부는 오는 3일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리는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박 대령 측은 최근 중앙군사법원에 김계환 사령관과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 해병대사령부 공보정훈실장을 상대로 윤 대통령 격노설과 관련한 사실조회신청서를 제출했다. 만약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고 대상자가 답변을 하면 사실상 서면조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박 대령 측이 김 사령관에게 보낸 사실조회 사항은 총 7가지로 모두 ‘VIP 격노설’과 관련됐다. 박 대령 측은 김 사령관에게 지난해 7월31일 오후 5시경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통화했다면 ‘대통령이 국방과 관련해 이렇게까지 화를 낸 적 없었다’는 말을 들었는지, 이후 이를 박 대령에게 전달한 사실 있었는지 등을 물었다.

김 사령관과 박진희 전 국방부장관 군사보좌관과의 구체적인 통화 내용 등도 질의했다. 박 대령 측은 김 사령관에게 지난해 8월1일 오후 3시53분경 박 전 보좌관으로부터 ‘장관이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하지 말라고 한다’는 요지의 텔레그램 문자를 받은 전후로 동일한 취지의 문자를 받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사실이 있는지, 기타 당시 박 전 보좌관과 나눈 통화 내용 등을 물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파견 및 휴가 취소 명령과 관련해서도 물었다. 박 대령 측은 김 사령관에게 지난해 7월30일 국방부에서 이종섭 전 장관을 독대하면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직을 계속 수행케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우선 해병대사령부로 파견명령을 내겠다’는 취지로 보고해 승인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물었다. 임 전 사단장의 파견명령, 파견명령취소, 휴가명령을 내린 구체적인 시간도 질의했다.

박 대령 측은 해병대 방첩부대장과 공보정훈실장 측을 상대로 낸 사실조회신청서에서도 ‘이종섭 전 장관의 이첩보류 지시가 대통령의 격노 때문’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은 사실 있는지 등을 물었다. 박 대령 측은 윤 대통령을 상대로도 VIP 격노설 논란과 관련한 사실조회를 신청한 상황이다.

재판부가 박 대령 측의 사실조회신청을 채택하더라도 강제성은 없다. 사실조회 요청을 받은 대상자가 답하지 않더라도 강제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박 대령 측은 이번 사실조회에서 어떤 식으로 회신이 오든 VIP 격노설을 입증하기 위한 주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대령 측은 “설령 당사자들이 회신에 응하지 않더라도 명분이 없는 거절은 부정적인 여론만 조성하게 될 것”이라며 “당사자들이 직접 소명하지 않은 만큼 피고인의 주장을 신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열리는 박 대령 항명 재판에서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을 예정이다. 박 대령 측은 증인신문을 앞두고 이 전 장관에 대한 신문 사항을 재판부에 모두 제출했다. 박 대령 측은 이 전 장관에게 채 해병 사망사건을 보고받은 지난해 7월30일부터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기록이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된 시점인 지난해 8월9일 무렵까지 이 전 장관의 구체적인 지시 사항 등에 대해 물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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