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21일 서울 성수대교 북단 위령탑 앞에서 열린 성수대교 붕괴사고 30주기 합동위령제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권도현기자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합동위령제가 21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성수대교 북단 나들목 인근의 위령탑 앞에서 열린 위령제에는 희생자들의 유족을 비롯해 성동구와 무학여고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해 영령들을 위로했다.

30년 전인 오늘 오전 7시 40분께 성수대교 상판 48m 구간이 무너졌다. 다리를 건너던 차량이 추락했고, 무학여자 중·고 학생 9명을 포함해 모두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유족들은 위령탑 앞에 차례로 나와 묵념하고 향을 피운 뒤 흰색 국화를 내려놓았다. 제단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영정과 함께 사과, 배, 떡 등이 놓였고 희생된 교사 앞에 제자들이 보낸 국화꽃이 자리했다.

유족들은 추도사를 낭독하고 참사로 숨진 32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천천히 부르며 넋을 기렸다. 한 유족은 꾹 참던 눈물을 끝내 터뜨렸다. 다른 유족은 “내가 살아있는 한 가족을 잃은 상처는 영원할 것”이라며 “희생자만 있고 책임자는 없는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막냇동생 고 김광수 씨를 잃은 유족회장 김양수 씨는 “(위령탑이) 행사가 열리거나 유족들이 올 때가 아니면 아무도 관심 없는 곳이 됐다”며 “시민들이 산책하며 쉽게 접근하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안전교육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5년 강변북로 진·출입 램프가 설치되며 위령탑에 걸어서 접근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유족 측은 위령탑을 서울숲으로 옮기기를 요구하고 있다.

성수대교붕괴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