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폴리뉴스 박병규 기자] ‘일하는 국회’라는 구호로 시작한 21대 국회가 4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구호와 달리, 여야의 법안 정쟁으로 인해 18일 기준 4년 동안 발의된 2만 6677건의 법안 중 계류된 법안이 1만 건을 넘었다.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사망한 12살 故이도현 군의 사례에서 발의된, 차량 결함 입증 책임을 제조사가 갖는 이른바 ‘도현이법’, 전 남자친구의 폭행으로 만 19세란 꽃다운 나이에 사망한 故이효정 양을 지킬 수 있었던 ‘교제폭력’ 법안 등은 결국 처리되지 못했다. 

이제 시작하는 새로운 국회는 과연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을까? MBC 'PD수첩'은 폐기될 위기에 처한 법안의 사각지대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법안 통과의 중요성을 되짚어 보았다.

■ 끝내 통과되지 못한 법안들

“도현아, 도현아, 이게 (브레이크) 안 돼.” - 故이도현 군 할머니

2022년 12월 강릉시 홍제동, 그날도 할머니는 평소와 같이 공부방 수업이 끝난 12살 손주 이도현 군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그러나 서행하던 차는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기며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고, 지하통로에 추락하고서야 멈출 수 있었다. 이 사고로 할머니는 중상을 입었고, 이도현 군은 사망했다.

차량의 블랙박스에 녹음된 ‘브레이크가 안 된다’는 할머니의 음성을 근거로 들며, 이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 씨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 현행법상 제조물에 결함이 있어 손해가 발생한다면, 피해자가 직접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제조물 결함 입증 책임을 제조사가 지도록 하는 이른바 ‘도현이법’이 발의되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인 상태다. 결국 이상훈 씨는 급발진 입증을 위해 지난 4월 19일, 수천만 원을 들여 'PD수첩'을 포함한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재연 시험을 진행했다.

“엄마 나 빨리 앞으로 와줘. 김 씨(가해자)가 나 엄청 때렸는데, 나 여기 문제 생겼어.” - 故 이효정 양

지난 4월 1일 오전 8시 30분경, 전 남자친구로부터 폭행 당한 이효정 양은 뇌출혈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았지만, 입원한 지 10일째인 4월 10일 밤 사망했다.

故이효정 양이 2023년부터 2024년 4월까지 경찰에 신고한 내역은 총 12건이다. 하지만 교제폭력을 다루는 별도의 법이 없는 현 상황에서는 아무리 많은 신고 내역이 있어도 피해자의 보호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시 후속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반의사불벌조항으로 가해자의 협박을 두려워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피해자의 보호조항이 없어, 수많은 교제폭력을 막을 수 있는 조치가 미흡하다.

교제폭력을 다루는 법안은 국회에서 발의는 됐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차량 급발진 사고를 위한 제조물책임법은 21대 국회가 마무리됨과 동시에 폐기될 위기에 처한 상태다.

■ 21대 국회 평가와 22대 국회에 대한 기대, 국민들의 생각은?

국민들은 'PD수첩'이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에서 직접 21대 국회에 대한 점수를 매겼고, 5점 만점에 1.93점이라는 결과가 도출됐다. 그럼에도 22대 국회의 변화 가능성에 ‘예’라는 23.3%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국민들이 꼽은 22대 국회 초선 의원 중 가장 기대되는 인물인 ‘조국혁신당 조국 당선인(31.1%)’과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24.3%)’은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지 그들의 계획을 물었다. 

MBC 'PD수첩' <국민을 위한 국회는 없다: 국회보고서>는 21일 밤 9시에 방송된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