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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56·사법연수원 26기)가 25일 “요즘은 백일 때 금반지를 안 사주고 주식을 사준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가 질타를 받자 “평정심을 잃었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이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선고했던 비정규직 노동자 사건을 대법원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파기환송한 데 대해선 “부족한 점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선 자녀가 ‘아빠찬스’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해 거액의 시세 차익을 올린 데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이 후보자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으로 저희도 마찬가지”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당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고 산 것으로, 이것을 편법 증여나 이렇게 폄훼한다면 자녀들에게 주식을 사서 주는 부모들 마음은 다 비난받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은 백일 때 금반지를 안 사주고 주식을 사준다”고도 했다.

이 답변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 남편의 가족이 운영한 대전 중구의 시외버스 회사 비상장 주식을 딸과 아들에게 ‘쪼개기 증여’한 것을 묻는 질의에서 나왔다. 이 후보자의 자녀는 6세, 8세 때 ‘아빠찬스’로 이 주식을 매입할 수 있었다. 딸은 아버지가 관련된 화장품 연구·개발 회사의 비상장 주식을 사들여 64배에 달하는 시세차익도 얻었다. 딸은 주식 투자 수익금 등으로 서울 용산구 재개발구역의 7억7000만원짜리 다세대주택을 취득했다.

이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마치 기업하는 분이 앉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누가 뭐래도 자제분들은 부모 덕분에 주식을 많이 보유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질책이 이어지자 이 후보자는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며 “잘못된 답변”이라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딸의 주식 및 부동산 거래에 대해 “배우자가 무리하게 거래해 나중에 알고 많이 놀랐다”며 “저한테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이런 식으로 심려를 끼치게 해서 원망도 많이 하고 송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주식을 보유한 것에 대해서도 “공직자가 자기 명의로 비상장 주식을 가진 건 제 불찰이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노동 사건 관련 판결도 도마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자가 서울고법 노동전문 재판부 근무 당시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결했던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 불법파견’ 사건에 대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가 이날 “불법파견이므로 현대차가 직고용 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1·2차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은 2개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1심에서 모두 노동자가 승소했다. 항소심에서도 서울고법 민사1부도 노동자 편을 들었는데 유독 이 후보자가 재판장을 맡았던 서울고법 민사15부는 사측 편을 들었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선 이 후보자가 노동 관련 사건에서 편향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우려를 나타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다시 한번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하는 계기를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노동사건 관련해 “과중한 업무로 인해 직무수행 중 사망한 근로자에 대한 업무상재해 사망 인정, 당직근무를 통상근로의 연장으로 보고 퇴직금 지급 확대 인정 등 판결을 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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