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국가 오스트리아 11회, 체코·호주 9회

강남구의회 2년간 8번 해외연수 떠나

“해마다 예산 낭비 지적되나, 감시 없어”

서울시청사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 25개 자치구의회가 지난 2년간 총 66회의 해외 연수를 실시하면서 25억이 넘는 예산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연수 국가는 주로 유럽에 위치한 곳들로 방문 장소는 유명 관광지가 많았다.

구정감시서울네트워크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25개 구의회 해외연수 분석 요약’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네트워크는 25개 자치구의회에서 공개한 해외연수 계획서 및 보고서를 연수예산, 연수횟수, 방문한 나라 및 도시 등에 따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민선 8기 임기가 시작한 2022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25개 자치구의회가 실시한 해외연수 횟수는 총 66회, 전체 예산은 25억 4000만원에 달했다. 예산은 구의원들의 해외연수 교통비와 숙박비, 식비 등으로 쓰인다.

구의원들은 주로 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오스트리아(11회)였다. 이어 체코와 호주 각 9회, 독일 8회 순이었다.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는 비엔나(빈) 10회, 프라하 8회, 시드니 7회, 부다페스트, 오슬로, 잘츠부르크, 파리 각 5회였다.

장소 별로 따져보면, 체코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인 체스키크룸로프성과 프라하성을 각 8회와 7회로 가장 많이 방문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관광명소인 시드니오페라 하우스 방문도 5회나 있었다.

장소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경우도 많았다. 광진구의회의 2024년 해외연수 계획서에 따르면, 스페인의 투우장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시민사회의 동물학대 문제 제기 등으로 급하게 계획을 수정했다. 금천구의회는 2024년 7박 9일의 미국 연수 일정 중 하루를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으로 넣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방문지에서의 구의원들의 인식이 의심되는 수준 낮은 질문과 연수보고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포구의회는 2023년 체코관광청을 방문하면서 ‘프라하가 안전하고 범죄율이 낮은 나라라고 했는데, 프라하로 여행을 오려는 관광객들은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라는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는 질문을 보고서에 그대로 실었다. 중구의회의 2023년 연수보고서는 나무위키, 위키백과, 블로그, 구글 검색결과 등을 참조 및 출처로 표시했다.

가장 많은 해외 연수를 실시한 자치구의회는 강남구의회로 2년 사이 총 8번 연수를 떠났다. 이어 강서구의회, 강동구의회, 송파구의회 각 6회로 2위, 관악구의회, 양천구의회가 각 4회였다.

연수에 참가한 구의원을 연인원으로 따지면 550명으로 서울시 전체 구의원 숫자인 481명보다 많다. 이는 구의원 한 명당 1.14회 이상 해외연수 참석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자치구별로 보면 2022년부터 연인원 기준 강서구의회가 56명으로 1위, 강동구의회 50명으로 2위, 강남구의회, 관악구의회가 각 42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구정감시서울네트워크는 “해마다 각종 언론과 시민단체에 의해 외유성 해외연수에 대한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며 “구의원들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나,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된 감시가 없다보니 구의원들의 자정노력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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