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대생 대표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 의료계 참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부 불협화음 변수까지 더해지며 협의체 구성이 더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임현택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의협이 의료계 대표로서 협의체에 나서는 걸 거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위원장은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면서 “임 회장 및 의협 집행부는 전공의·의대생 언급을 삼가길 바라며, 임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입장이 본인과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명의임을 내세웠다.

박 위원장이 임 회장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은 아니다. 7월 말에도 “임 회장이 공석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언급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며 자진 사퇴를 권했다. 6월에도 임 회장을 공격하는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이 이미 수차례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협의체 구성을 앞두고 ‘내부 균열’을 또 한번 노출한 셈이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7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전공의 측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의체가 빠르게 꾸려질 가능성도 작아졌다. 의료계에선 의협 등 의사단체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주장해 온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가 이뤄져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직역별 입장이 삐걱거리면서 어느 한쪽이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일대오’ 형성부터 어려워진 것이다.

의협 관계자는 “전공의·의대생이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게 임 회장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전공의 측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 이들과 계속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대 교수는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으면 협의체가 구성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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